“주택 임대에서 자동차 렌트까지”… 이민자 겨냥한 페이스북 사기 ‘극성’

이민자를 대상으로 한 페이스북 사기 사건이 극성을 부리고 있다. 사기로부터 자신을 보호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A montage of a man looking at a graphic image of a home with a rent sign on it, a car and a Facebook logo.

Temporary visa holders in search for rental properties and cars are being scammed through local community Facebook pages. Source: SBS

하피즈 무하마드 아부바카 씨는 페이스북에서 와이 마릭이라는 사용자 이름을 쓰는 사람에게 임대 주택 사기를 당했다. 문제는 와이 마릭 씨 역시 사기꾼이 아니라는 점이다. 그 역시 스트레스를 받고, 혼란스러워하고, 겁에 질린 수많은 피해자 중 한 명이었다.

마릭 씨와 아부바카 씨 모두 수백 달러의 사기를 당했지만 이건 단지 시작에 불과했다.

사기꾼들이 마릭 씨의 신원을 이용한 것은 물론 파키스탄 출신 임시 비자 소지자들이 모이는 페이스북 커뮤니티 그룹에 마릭 씨에 대한 비난 글이 올라오기 시작했다. 이 페이스북 그룹에서는 2만 4,000명의 회원이 활동하고 있다.

브리징 비자로 호주에서 생활하던 마릭 씨는 지난 2월 초 모하마드 쇼아이브라는 남성이 차를 빌려줄 수 있다고 적은 게시물에 답을 했다.

쇼아이브는 자신의 신원을 확인시킬 목적으로 운전면허 사진을 마릭 씨에게 보냈다. 자동차 렌트가 혹시 사기일지 모른다는 의심을 했던 마릭 씨는 쇼아이브의 사진을 받고 안심을 했다. 이후 마릭 씨는 계약을 위해서 자신의 연락처와 면허증 사본을 보냈다.

이후 330달러의 선금을 지불하고 시드니 서부 지역으로 차를 찾으러 갔지만 약속된 장소에는 차는 물론 아무것도 없었다.

2주 후 페이스북에 접속한 마릭 씨는 다른 커뮤니티 그룹에서 자신의 이름, 프로필 사진, 면허증을 발견했고, 새로운 피해자들이 “마릭이 사기를 쳤다”고 비난하는 내용을 확인했다.

그제야 마릭 씨는 자신에게 사기를 친 사람 역시 훔친 다른 사람의 신분을 이용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마릭 씨는 “다른 사람들이 이 사람은 사기꾼이다고 말하며 내 개인 정보를 공유하고 있었다”라며 “내 신용이 손상됐고 솔직히 잠을 잘 수가 없었다”라고 말했다.

마릭 씨는 이어서 “순간 너무나 겁이 났다”고 털어놨다.

마릭 씨는 자신을 사기꾼이라고 지칭하는 사람들에게 메시지를 보내며 자신 역시 사기를 당했다고 해명할 수밖에 없었다.

그는 “많은 사람들이 사기를 당했고 그 이야기를 설명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그건 내가 아니고 나 역시 실제로 사기를 당했다. 아무도 그들의 진짜 이름을 모른다”라고 말했다.

뉴사우스웨일스 경찰은 마릭 씨 사건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다고 확인했다.

“아무도 믿을 수 없다”

27살 아부바카 씨는 임대 시장에서 집을 찾고 있는 여러 유학생과 임시 졸업생 비자 소지자 중 한 명이다.

친구 집에서 나온 그는 새로 이사 갈 집을 찾기 위해 사력을 다하는 중이었다. 그러던 중 시드니 서부에서 방을 구할 수 있다는 마릭 씨 명의의 글을 읽었다.

사기꾼은 아부바카 씨에게 선금으로 310달러를 보낼 것을 요구했다. 아부바카 씨는 이사할 준비를 하며 물건들을 챙기기 시작했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남성이 자신의 전화와 문자를 차단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Screenshot of a Facebook conversation.
An alleged scammer, who used his previous victim's name to conceal his identity, pushed people to receive an advance payment on fake rental properties. Source: Supplied / Hafiz Muhammad Abubakar
아부바카 씨는 “그는 자신의 휴대전화 번호를 내게 줬고 신뢰를 얻기 위해서 나에게 수차례 전화를 걸었다. 심지어 같은 전화번호로 페이아이디를 만들기도 했다. 내가 믿었던 이유”라며 “그 사람의 운전면허증에 있는 주소까지 내게 알려줬다”라고 말했다.

아부바카 씨는 마릭 씨 역시 피해자라는 사실을 알기 전까지 그의 정보를 커뮤니티 페이지에 공유해야 할 의무가 있다고 느꼈다.

그는 “다른 사람들 특히 페이스북 그룹을 통해서 집을 검색하는 사람들에게 경계심을 갖고 누구도 믿어서는 안된다고 경고하고 싶었다”라며 “새로 이민 온 사람들은 집을 찾기 위해 필사적이다. 그들은 공항에 내린 후 어딘가로 가야 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아부바카 씨는 시드니에서 공부한 유학생으로 IT 학위까지 받았음에도 이 같은 사기를 당한 사실에 “스트레스를 받고, 망연자실하고, 당황스럽다”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호주경쟁소비자위원회(ACC)의 스캠워치는 “호주의 주택 위기로 임대물이 줄어들면서 임시 비자 소지자들, 특히 유학생들이 착취를 당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경고했다.

2021년 발표된 보고서에 따르면 문화적, 언어적으로 다양성을 지닌 지역(CALD) 사회에서 1만 4,060건의 신고가 있었고 4,200만 달러 규모의 피해액이 발생했다. 이는 전년 대비 88%나 급증한 것이다.

문화적, 언어적으로 다양성을 지닌 지역(CALD) 주민의 평균 피해액은 1,200달러로 그렇지 않은 사람들의 피해액 845달러에 비해 많았다.

사기로부터 자신을 보호하려면?

스캠워치는 임시 비자 소지자들이 비공식적인 계약 체결을 피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스캠워치는 사기꾼들이 “방을 구한다”고 소셜 미디어에 글을 쓴 사람들을 목표로 삼는다며 임대료와 선금을 지불하기 전에 먼저 임대하려는 부동산을 직접 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편 페이스북의 모기업인 메타는 SBS 뉴스에 보낸 성명에서 사기 방지를 위한 조치를 취할 것을 권고하며, 페이스북에서 가짜 계정을 차단하는 일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메타 대변인은 “사기꾼들은 모든 온라인 환경에서 작업을 하고 있고 마켓플레이스 역시 예외가 아니다”라며 “서비스를 안전하게 보호하고 가짜 계정과 기타 비인증 행위로부터 커뮤니티를 보호하기 위해서 상당한 리소스와 기술 솔루션을 제공하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대변인은 “온라인 판매자의 후기를 확인하고, 판매하는 물건을 볼 때까지 돈을 건네지 말고, 강력한 보호 기능을 제공하는 결제 옵션을 사용하는 등 사용자들이 스스로를 보호할 수 있는 조치를 취할 것을 권장한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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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ublished 3 March 2023 1:32pm
By Rayane Tamer
Presented by Justin Sungil Park
Source: 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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