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여자축구대표팀 '마틸다즈'의 24년 전 '돌발'

1999년 9월 호주여자축구대표팀 마틸다 선수들은 한마음으로 유니폼과 평상복을 벗어던지고 누드 캘린더 제작에 참여했다

The Matildas in 1999.

A number of Matildas players posed naked for calendar in 1999. Source: AFP

호주여자축구 대표팀은 지난 1978년 타이완에서 거행된 국제여자축구대회에 참가하면서 처음 비공식적으로 구성됐다.

그로부터 1년 뒤 시드니에서 거행된 뉴질랜드 대표팀과의 친선 평가전을 위해 여자 대표팀 ‘마틸다즈’가 공식적으로 출범했다.

그리고 마틸다즈는 1995년 스웨덴에서 개최된 제2회 FIFA 여자 월드컵에 대양주 대표로 세계 무대에 첫 발을 내디뎠다.

성적은 처참했다. 덴마크에 0-5, 중국에 2-4, 미국에 1-4로 3전3패에, 득점 3골 실점 13골의 기록을 남겼다.

1999년 미국에서 열린 제3회 여자 월드컵에서는 1무2패에 득점 3골 실점 7골을 기록했다.

제3회 여자월드컵을 마치고 돌아온 마틸다즈는 참담한 경기성적보다 여자 축구에 대해 너무도 냉랭한 호주의 사회적 분위기와 지원 및 관심 부족에 더큰 상처를 입었다.

이에 핵심 스트라이커 리 워들을 비롯한 선수들은 “아, 뭔가가 필요하다”는데 공감했다.


리 워들은 지금도 기억이 생생하다.

"1978년 첫 국제경기를 앞두고 '아, 나는 이제 진짜 프로 축구선수가 된다. 호주를 대표한다'는 무한한 자긍심을 지녔지만 현실은 냉혹했다"고 그는 말한다.

그는 "진정한 국가대표로 인정받는데는 20년의 시간이 필요했고 21세기 돼서야 가능해졌다"고 말했다.

누드달력 논란

아무튼 여자축구 선수들에 대한 관심을 촉발시킨 사건은 마틸다즈 주전선수들의 단체 누드달력 제작이었다.

대표팀 선수들 12명은 카메라 앞에서 과감히 벗었다.

1999년 9월 마틸다 선수들은 한마음으로 누드 캘린더 제작에 참여했다 .

호주 스포츠 스타 누드 캘린더의 원조였던 멀리 뛰기 선수 니콜 보그만(Nicole Boegman)과 스프린터 제인 플래밍(Jane Fleming)과는 달리 마틸다즈의 달력 제작의 취지는 순수하게 자체 홍보 및 여자 축구붐 조성이었다는 점에서 사회적 반응도 매우 호의적이었다.

실제로 이들은 모델 뺨치는 건강한 몸매와 밝은 미소로 수준급의 `작품’을 만들었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호주 전역의 뉴스 에이전시를 통해 25달러에 판매된 마틸다 누드 캘린더는 1차 판매에서 물량이 모두 동이 나, 재판에 들어가는 등 폭발적인 반응을 불러 일으켰다.

이 캘린더는 총 35,000장이 팔림으로써 당초 취지 뿐만 아니라 금전적으로도 성공작이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마틸다 누드 캘린더 역시 끝마무리는 매끄럽지 못했다.

일부에서 이 캘린더가 여자축구협회의 강요로 이뤄진 것이라는 의혹을 제기했던 것.

하지만 캘린더 제작에 참여했던 축구선수들은 이같은 ‘정치적 공방’에는 전혀 관심이 없는 듯 “여자축구에 대한 인식과 관심을 드높이는 계기가 된 것에 흡족하다”면서 더욱이 “우리들의 아름다운 사진이 남겨진 것에 행복하다”는 말을 남겼다.


The Matildas in 1999.
A number of Matildas players posed naked for calendar in 1999. Source: AF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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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ublished 20 July 2023 9:28am
By Adrian Arciuli
Presented by Yang J. Joo
Source: 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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