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로 돌아보는 2023년: 호주 정치 분야 10대 뉴스

2023년 한 해 동안 호주 정치권에서는 어떤 일들이 벌어졌을까? 2023년 정치 분야 중요 10대 뉴스를 되돌아본다.

A composite image of various politicians with a Qantas plane behind them

From the Indigenous Voice to Parliament to royal commissions, a historic China trip by the prime minister to housing debates, this year held a lot for Australian politics. Source: SBS

KEY POINTS
  • 원주민 헌법기구 ‘보이스’ 설립을 위한 국민투표 부결
  • ‘무기한 난민 수용소 구금은 불법’ 판결
  • 러시아 대사관, 의사당 인근 신축 금지
올해 앤소니 알바니지 연방 총리의 지지도가 하락세를 보이고 피터 더튼 야당 당수의 지지도가 소폭 상승했지만 아직까지 자유당 연립이 정권을 잡기에는 한참 지지세가 뒤처지는 모양새다.

2023년 호주 연방 정치권의 중요 10대 뉴스를 되돌아본다.

1. ‘보이스’ 국민투표 부결

지난 10월 실시된 연방의회 내에 원주민 헌법기구 ‘보이스’를 설립하기 위한 국민투표가 부결됐다.
여론 조사 초기만 해도 60% 이상의 지지율을 보였던 보이스 설립을 위한 국민투표는 ACT를 제외한 6개 주와 테러토리 모두에서 반대 결과가 나왔다. 전국적인 찬성 표는 40%를 조금 밑돌았다.
알바니지 총리는 국민투표 후 가진 연설에서 “내일부터 우리는 위대한 호주 이야기의 다음 장을 계속 써나갈 것”라며 “화해가 그 장의 일부가 되어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더튼 야당 당수는 “토론에 참여했던 모든 사람들이 연방 총리에게 실망했다”라며 정부에 대한 공세를 강화했다.

2. ‘무기한 난민 수용소 구금은 불법’ 판결

지난 11월 연방 대법원이 추방될 곳이 없는 사실상의 무국적 상태의 난민을 난민 수용소에 무기한 구금하는 것은 불법이라는 판결을 내렸다.

이들을 난민 수용소에 무작정 구금해서는 안 되고 지역사회에 방면해야 한다는 판결이 내려진 것으로 20년 전 논란이 됐던 판결을 180도 뒤집은 것이다.
Two people standing in front of podiums
The Coalition called for Home Affairs Minister Clare O'Neil and Immigration Minister Andrew Giles to resign. Source: AAP / Mick Tsikas
대법원의 결정으로 무기한 구금돼 오던 이들이 석방되자 정부는 이들에게 발목 감시 발찌를 착용토록 강제하는 긴급 법안을 내놨다. 석방된 이들에 대한 의무적 감시 체제를 도입한 것으로 여기에는 전자 발찌, 통금 등 엄격한 규제 조치들이 포함됐다.

자유당 연립은 이 법을 지지한다고 밝히면서도 정부에 대한 공세를 이어갔다.

피터 더튼 야당 당수는 정부의 대응이 졸속이라고 비난하며 클레어 오닐 내무부 장관과 앤드류 자일스 이민부 장관의 사임을 요구했다.

연방 정부는 석방된 범죄자의 재구금을 허가하는 법안을 마련했으며 석방됐던 수감자 중 5명이 각종 범죄 혐의로 체포됐다.

3. 러시아 대사관, 의사당 인근 신축 금지

지난 6월 연방 정부가 새로운 법안을 통해서 캔바라 의사당 부근에 세우려 했던 러시아 대사관 건물 신축을 금지시켰다.

14년 전 러시아에 야랄룸라 부지에 대한 임대차 계약을 허용한 ACT 당국은 새로운 대사관을 건립할 목적으로 러시아가 마련한 캔버라 내 부지의 토지 임대를 종료했다.
앤소니 알바니지 총리는 의회에서 매우 가까운 곳에 러시아 대사관이 위치해 위험이 초래될 수 있다는 “매우 명확한” 안보 조언을 받았다며 “우리는 임대된 장소가 공식적인 외교 공간이 되지 않도록 신속하게 행동하고 있다”라고 강조했다.

알바니지 총리는 “정부는 러시아의 불법적이고 부도덕한 우크라이나 침공을 비난한다”라며 “호주의 국가 안보 이익을 위해서 내려진 결정이다. 이 문제에 대해서 상하원에서 자유당 연립과 무소속 의원들의 협력에 감사드린다”라고 말했다.

4. 자동부채환수 시스템 ‘로보데트’

지난 7월 호주식 특검 ‘로열 커미션’이 전임 자유당 연립 정부의 대표적 실정으로 지목되고 있는 센터링크의 자동 부채 환수 시스템(로보데트, Robodebt)에 대한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로열 커미션은 조사 결과 보고서에서 이 시스템을 “조잡하고 잔인하다”고 규정하며, 관련 제도 책임자들에 대한 형사 및 민사소송을 사법당국에 권고했다.
이번 조사에서 2015년부터 2019년까지 시행된 이 제도로 인해 44만 3000명가량이 자동추징 대상이 됐고 이로 인해 다수의 복지수당 수급자가 목숨을 끊는 극단적 상황으로 비화됐음이 지적됐다.

로열 커미션은 일부 장관들이 자신의 권한을 남용했고, 로보데트 시스템이 어떻게 운영되고 있는지에 대해서 내각에 알리지 않았다고 지적하며 “불법과 잔인한 가능성이 명백해진 후에도 이 시스템이 계속 운영됐다”고 비난했다.

비판의 목소리가 스콧 모리슨 전 연방 총리에게 집중되자 모리슨 전 총리는 자신이 “정치적 린치”의 피해자라고 주장했다.

5. 성추행 의혹

리디아 소프 연방 상원 의원으로부터 ‘성추행범’이라는 ‘돌직구’를 맞은 데이비드 밴 상원 의원이 지난 6월 자유당을 탈당했다.
데이비드 밴 상원 의원은 자신에 대한 터무니없는 성추행 의혹이 사실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자유당 지도부가 자신의 문제를 도매금으로 처리했다며 강한 불만을 터뜨렸다.

앞서 무소속의 리디아 소프 연방 상원 의원이 의석에서 데이비드 밴 상원 의원을 겨냥해 “의회에서 나를 성추행했다”며 소리를 질렀다.
당시 리디아 소프 상원 의원은 “성추행범이 성폭력에 대해 의회에서 발언하는 것은 매우 불편하다”, “저 자가 나를 괴롭히고 성추행했다. 연방총리는 저 남자를 퇴출시켜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Lidia Thorpe raises her arm in short-sleeved black blazer in senate chamber.
Independent senator Lidia Thorpe levelled the allegations using parliamentary privilege. Source: AAP / Lukas Coch
이후 아만다 스토커 전 의원과 다른 전직 여성 의원까지 나서 밴 의원의 성추행 의혹을 추가로 제기했다.

피터 더튼 야당 당수는 그가 의회를 떠나는 것이 “모두의 이익에 부합하다”라며 밴 의원을 자유당에서 제명했다.

밴 의원은 여전히 성추행 혐의를 부인하고 있으며 무소속으로 활동 중이다.

6. 오커스 비판한 폴 키팅 전 총리

폴 키팅 전 연방 총리가 지난 3월 정부의 오커스(AUKUS) 협정을 강하게 성토했다.

당시 앤소니 알바니지 총리는 최대 3,680억 달러를 투자해 영국이 설계한 잠수함을 구매하고 4년 안에 미국과 영국 잠수함의 순환 배치 부대를 구축한다는 오커스(AUKUS) 협정 첫 단계를 공개한 바 있다.

호주, 미국, 영국은 2021년 9월 안보협력체인 오커스를 결성하고 역내 안보 위협에 공동 대응해 왔다.
키팅 전 연방 총리는 “호주를 이전 식민지 지배자였던 영국으로 되돌렸다. 1세기 만에 보는 최악의 외교 정책 결정”이라며 호주 정부의 핵 추진 잠수함 도입 계획을 맹비난했다.

키팅 전 총리는 페니 웡 외교부 장관과 리처드 말스 국방부 장관도 거론하며 “(페니 웡이) 태평양 제도를 뛰어다니며 돈을 나눠주는 것은 외교 정책이 아니라 영사 업무”라고 비판했다.
A man speaking in front of a blue background
Former prime minister Paul Keating launched an blistering attack on AUKUS, journalists, and a host of Labor ministers. Source: AAP / Mick Tsikas
알바니지 연방 총리는 “프랑스가 잠수함 거래에 대해 더 나은 조건을 제시했다”는 키팅 전 연방 총리의 주장을 거부하며 나는 근본적으로 그의 견해를 동의하지 않으며, 2023년 세계 정세에 대한 그의 태도에도 동의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7. 알바니지 총리, 시진핑 주석과 회담

앤소니 알바니지 연방총리가 2016년 이후 호주 정상으로는 처음으로 중국을 방문했다.

알바니지 총리는 베이징에서 가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고위급 회담이 "매우 성공적이었다"고 선언했고, 시진핑 주석은 알바니지 총리의 방문이 양국 관계의 새로운 시대를 열었다고 환영했다.
Anthony Albanese and Xi Jinping shaking hands in front of Australian and Chinese flags.
Anthony Albanese made a historic trip to China. Source: Getty / Yan Yan/Xinhua
코로나19 기원에 대한 독립적인 조사를 요구한 전임 자유당 연립 정부와 불편한 관계를 이어오던 중국 정부는 호주 제품에 대한 일련의 무역 제재까지 가했고, 양국의 관계는 지난 몇 년간 냉각됐다.

시 주석은 호주 대표단에게 "이제 중국과 호주 관계는 올바른 개선과 발전의 길에 들어섰다"며 "건강하고 안정적인 관계는 두 나라와 두 민족의 공동 이익에 부합한다"고 강조했다.

8. 호주미래주택기금(HAFF)’ 법안 극적 타결

지난 9월 호주 저임금 노동자의 주택난 해결을 위한 연방 정부의 ‘호주미래주택기금’ 법안에 녹색당이 극적으로 합의했다.
Two men in suits gesticulate as they talk.
Labor and the Greens struck a deal over housing. Source: AAP / Lukas Coch
100억 달러 규모의 이 법안은 초기 5년 안에 3만 채에 이르는 저렴한 신규 주택을 짓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들 중 4천 채는 가정 폭력의 영향을 받은 여성과 아동 혹은 노숙 위험에 처한 노인 여성을 위해 제공된다.

녹색당은 연방 정부가 공공 주택과 임대 주택에 추가로 10억 달러를 투자한다는 조건으로 법안 지지에 합의했다.

9. 카타르 항공 증편 거부

호주에 주 28회 운항을 하고 있는 카타르항공이 호주 운항 횟수를 두 배로 늘리겠다는 제안을 했지만 캐서린 킹 연방 교통부 장관이 이를 거절했다.

이 결정은 정부가 콴타스항공과 지나치게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하며 콴타스항공을 경쟁으로부터 보호하고 있다는 비난으로 이어졌다.
Qantas planes
Labor's relationship with Qantas came under scrutiny in 2023.
캐서린 킹 교통부 장관은 카타르항공의 호주 노선 증편을 반대한 연방 정부의 결정을 옹호하며, 논란이 일었던 카타르항공의 여성 몸수색이 정부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하지만 야당이 상정한 의회 조사안이 1표 차로 상원을 통과하며 카타르 항공 호주 노선 증편을 반대한 연방 정부의 결정에 대한 의회 조사가 실시됐다.

10. 정계 은퇴와 타계

26년간 의회 생활을 한 마리스 페인이 지난 9월 상원 의원 직에서 은퇴를 선언했다.

페인은 호주에서 가장 오랫동안 일한 여성 상원 의원으로 중국과의 외교적 긴장감이 고조된 시기에 호주 외교부 장관을 맡았다.
A woman speaking in front of a blue background and Australian flag
Marise Payne, Australia's longest-serving female senator, retired this year. Source: AAP / Dean Lewins
올해 1월에는 2년간 암투병을 해온 짐 몰란 상원 의원이 72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40년간 군 생활을 하며 육군 중장으로 예편한 그는 2017년 상원에 발을 디뎠다.

6월에는 전임 노동당 정부에서 핵심 각료를 역임했던 사이먼 크린 전 장관이 74세를 일기로 세상을 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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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ublished 29 December 2023 12:53pm
By Finn McHugh
Presented by Justin Sungil Park
Source: 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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