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자들이 취업 과정에서 사라져야 한다고 생각하는 질문은?

월요일 호주 고용 시장에서 이주 노동자들의 생각을 담은 보고서가 발표됐다.

A woman in front of a lake and mountains.

Radha Neupane shared her experience navigating the jobs market in Australia as part of a survey by the Migrant Workers Centre. Source: Supplied

Key Points
  • 이주 노동자 센터 맷 쿤켈 최고 경영자 “임시 비자를 소지한 노동자에 대한 차별이 광범위하게 퍼져있다”
  • 보고서 “안전하지 않은 설계: 호주 이민 제도와 이주 노동자의 고용시장 경험” 발표
  • 보고서, 이민자들의 직장 내 차별 보고
라다(Rhada Neupane) 씨는 호주에서 입사 지원서를 낼 때마다 첫 번째 질문에서 고민에 빠지곤 한다. 지원한 일자리에서 자동적으로 자기 스스로가 약해진다고 느끼기 때문이다.

그 질문은 “당신은 호주 영주권자입니까? 아니면 비자 소지자입니까? 비자를 가지고 있다면 어떤 종류의 비자입니까?”에 대한 것이다.

라다 씨는 2017년 남편 프라틱 시그덜 씨와 함께 네팔에서 호주로 왔다.

라다 씨는 경영학 석사학위를 마치고 고국에서 6개월간 관련된 일을 했다. 이후 호주로 이민와 회계학을 공부했으며 은행에서 고객 서비스 업무를 맡고 싶어 한다.

하지만 라다 씨는 “비자 상태를 적을 때마다 취업에 실패했다”라고 말했다.
A man and a woman standing by the water's edge.
Rhada Neupane and her husband Pratik Sigdel say trying to finding work in the fields in which they have qualifications is challenging as migrants. Source: Supplied
자신이 원하는 분야에서 일자리를 구하기 어렵다고 느낀 그녀는 회계학 석사 과정을 하며 6개월 복지 수료 자격증 과정(Certificate III in individual care)을 함께 마쳤고 노인 복지 분야에서 일자리를 찾았다.

라다 씨는 자신이 원하는 분야에서 역할을 얻기까지 4년간 노인들을 도왔다.

이주 노동자 센터의 맷 쿤켈 최고 경영자는 이와 관련해 “임시 비자를 소지한 노동자에 대한 차별이 광범위하게 퍼져있다”라고 말했다.

쿤켈 씨는 월요일 발표된 보고서 내용을 언급하며 “수많은 사람들이 비자 상태로 인해 특정 분야에 지원하는 것이 금지돼 있다는 사실이 발견됐다”라고 말했다.

쿤켈 씨는 “인종, 계급, 성별, 종교 등을 이유로 누군가를 차별하는 것이 법에 어긋나는 것과 마찬가지로 비자 상태를 근거로 사람을 차별하면 불법이 될 수 있도록 법을 바꿀 것을 정부에 요구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번에 발표된 보고서 “안전하지 않은 설계: 호주 이민 제도와 이주 노동자의 고용시장 경험”은 이주 노동자 1,000명 이상의 설문 조사 결과를 담고 있다.

보고서는 “영주권이 호주 고용 시장에서의 법적인 요건은 아니지만 기업들이 이를 노동 권리와 동일시하는 경향이 있고 임시 비자 소지자의 지원을 반가워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라고 꼬집었다.

쿤켈 씨는 “임시 비자 소지자의 경우 장기 고용을 위한 덜 매력적인 선택지가 될 수 있고 오랫동안 고용 상태를 유지할 가능성이 낮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이번 보고서에서 우리가 발견한 것은 임시 비자를 소지한 직원들이 호주에서 태어난 현지 노동자보다 더 오랫동안 회사와 연결돼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보고서는 이민자의 취업 지원을 막는 것을 불법으로 규정할 것과 비자 상태에 따른 직장 내 차별을 금지하는 등 다양한 정책 제언을 내놨다.

쿤켈 씨는 “호주에 온 이주 노동자들이 지닌 기술과 그들이 일하는 업계 사이에 정말 큰 간극이 존재한다”라고 지적했다.

한편 라다 씨는 이민자로써 영주권자와 같은 결과를 내기 위해서 더욱 열심히 일해야 한다고 느꼈다고 말했다.

그녀는 자신의 경우 석사를 마치고 오랜 시간이 지난 후에야 해당 분야에 진출했지만 호주 영주권자들의 경우 자격증(diploma or a certificate)만으로도 자신과 유사한 역할을 확보한다고 말했다.

라다 씨의 남편은 국제관계학과 언론학을 공부하고 네팔에서 6년간 미디어 업계에서 일했지만 호주에서는 관련된 일자리를 구할 수 없었다. 그는 현재 호주에서 장애인 지원 업무를 맡고 있다.

남편 시그덜 씨는 3년간 노인 요양원에서 일했으며, 일하는 동안 지속적으로 인종차별을 경험했다고 말했다.
An aged care worker pushing a person in a wheelchair down a corridor
Like many other migrants, Rhada and her husband have both worked in aged care, as that is where they have been able to obtain work. Source: Getty / Maskot
이런 가운데 설문 조사에 참여한 응답자의 54%가 직장에서 차별을 경험했다고 답했고, 38%는 괴롭힘을, 37%는 폭언을 경험했다고 말했다.

시그덜 씨는 특히나 고객으로부터 겪는 인종 차별이 매우 노골적이라고 말했다.

시그덜 씨는 “종종 피부색이 갈색인 직원들이 폭언을 듣곤 한다”라며 “너희 나라로 돌아가라거나, 너보다 영어 잘하는 사람을 찾아달라”는 얘기도 들었다고 말했다.

시그덜 씨는 직원 중 일부가 자신과 다른 이민자 출신 직원들을 잘 도와주지 않거나 차갑고 불친절하게 대하는 등 “이민자들을 자신보다 못한 사람처럼 취급하기도 했다”라고 말했다.
A man standing on a lookout with hilly country in the background.
Despite his qualifications, experience and passion for journalism, Pratik Sigdel is working as a disability support worker. Source: Supplied
보고서는 “좋은 직업을 얻기 위해서는 영주권이 필요하지만, 영주권을 얻으려면 점수 확보를 위해 좋은 직업이 필요하다”라며 일자리와 비자 사이의 순환 논리를 지적하고 있다.

쿤켈 씨는 “비자에 대한 조건들 상당수가 매우 제한적이고 제거돼야 한다”라며 “호주에서 태어난 학생들에게는 공부하며 일주일에 20시간만 일하라고 하지 않는데 왜 유학생에게는 다른 기준을 제시하는가?”라고 말했다.

쿤켈 씨는 이어서 근무 시간 외에도 이주 노동자에 대한 임금 도둑질 문제가 근절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쿤켈 씨는 “보고서에 따르면 이주 노동자의 약 58%가 임금 도둑질을 경험했다고 보고했다”라며 “고용 안정과 정의, 보상과 처우가 개선돼야 한다”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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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ublished 20 March 2023 10:42am
Updated 20 March 2023 10:51am
By Aleisha Orr
Source: 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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