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학생들이 비자 승인을 위해 수 년을 기다리는 이유는?”

호주 8개 대학 그룹의 최고 경영자인 비키 톰슨 씨는 “비자 승인을 위해서 1년 이상을 기다리는 것은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며 “최종 결정이 무엇이든간에 가능한 한 빨리 결과를 전달해야 한다”라고 촉구했다.

A group of people holding signs.

A group of Iranian students with PhD scholarship offers who are waiting to have their visas approved. Source: Supplied

중국에 있는 앤드류(가명) 씨가 퍼스에 있는 커틴 대학교로부터 박사 학위 장학금 소식을 들었을 때는 말로 형용할 수없이 기뻤다.

하지만 앤드류 씨는 2년이 지나도록 비자가 승인되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전혀 예상치 못했다.

앤드류 씨는 비자 지원서가 어떻게 됐는지 계속 물어보고 있지만, 그들은 처리하는 데 시간이 걸린다고만 답하고 있다.

앤드류 씨는 비슷한 상황에 놓인 300여 명의 중국 학생들과 위챗 그룹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이 그룹에서 실시한 내부 조사에 따르면 이곳에 속한 학생 중 20%가 1년이 넘도록 호주 비자 승인을 기다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SBS 뉴스는 박사 학위를 위해 호주 학생 비자를 1년 이상 기다리는 이란 출신 학생 수도 50명이 넘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내무부 웹사이트에 따르면 호주에서 공부하는 모든 대학원 연구생의 경우 절반가량이 4개월 이내에 비자를 받는다. 하지만 10명 중 1명은 비자를 받는 데 1년 이상이 걸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내무부는 2022년 12월 기준으로 호주 밖에서 유학생 비자를 받을 수 있는 평균 처리 기간은 16일이라고 밝히고 있다.

하지만 이란, 중국, 인도, 파키스탄 등에서 오는 박사 과정 학생들이 호주 비자 승인을 받기 위해 길게는 3년 이상을 대기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학계는 전액 연구비 지원과 보조금까지 받기로 된 박사 과정 학생들이 긴 비자 대기 기간으로 좌절하고 있는 점에 우려의 뜻을 표했다.

이란 출신의 하메드 푸라자드 씨는 2020년 6월 뉴캐슬 대학교로부터 박사 학위를 공부할 수 있는 장학금을 제안받았다. 하지만 3년 동안 학생 비자가 나오지 않자 학업을 이어갈 수 있는 다른 나라를 찾고 있다.
A man holding up a sign.
Hamed Pourazad was offered a scholarship at Newcastle University. Source: Supplied / Hamed Pourazad
35살인 푸라자드 씨는 현재 영국 얼스터 대학교에서 컴퓨터 과학 논문을 완성 중이다.

푸라자드 씨는 “매일, 어떨 때는 하루에 두세 번씩 비자 처리 상황을 확인하고 있다”라며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른 채 마냥 기다리는 것은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나 영향을 준다. 내 인생에서 3년이 사라진 것 같다”라고 말했다.

푸라자드 씨는 지난 3년 동안 가장 좌절감을 느낀 부분으로 호주 내무부가 제대로 대응을 하지 않는 점을 지적했다.

푸라자드 씨는 “우리 비자 신청을 거절할 거면 몇 달 후에 거절하면 된다”라며 “마냥 기다리라고 한다. 업데이트를 여러 번 요청했지만 이름만 바뀐 채 일반적인 이메일이 올 뿐”이라고 비난했다.
A man standing with his arms crossed.
After a three-year wait, Hamed Pourazad started looking elsewhere. Source: Supplied / Hamed Pourazad
이런 가운데 유학생들이 시작한 온라인 청원 운동에 2,300명 이상이 참여해 서명을 마쳤다.

시드니 대학교에서 컴퓨터 과학 강사로 일하는 클레멘트 카눈 씨는 2021년에 중국 국적의 학생에게 기계 학습에 대한 박사학위 장학금을 승인했지만 이 학생은 아직까지도 학생 비자를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카눈 씨는 학생이 비자를 받기 위해 15개월 이상을 기다리고 있다며 “이 학생은 훌륭한 학생이다. 자금 지원과 연구 프로그램이 있지만 이걸 할 수 있는 학생이 없기 때문에 시작도 못한 실정”이라고 호소했다.

이 학생은 호주 비자 승인을 기다리며 현재 제3국에서 연구 보조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카눈 씨는 비자 처리가 왜 이렇게 오래 걸리는지 모르겠다며 “호주가 중요한 연구 분야에서 재능 있는 인재를 잃을 위험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카눈 씨는 “이건 분명히 호주가 기회를 잃는 것이다. 이들은 우수한 학생들이다. 장기적으로 볼 때 굉장히 피해가 클 것 같다”라며 “이것뿐만이 아니다. 이미 사람들과 학생들로부터 호주에는 학생을 보내지 않겠다는 말을 들었다. 왜냐하면 그것은 너무 위험한 일이고 학생들이 유럽과 북미 지역에 다른 기회가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호주 8개 대학 그룹의 최고 경영자인 비키 톰슨 씨는 “비자 승인을 위해서 1년 이상을 기다리는 것은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며 “최종 결정이 무엇이든간에 가능한 한 빨리 결과를 전달해야 한다”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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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ublished 21 March 2023 10:38am
Updated 21 March 2023 11:02am
By Lin Evlin
Presented by Justin Sungil Park
Source: 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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