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브리핑' 189 독립기술이민 비자 승인 지연... “최대 2년”

Australian Visa

Australia to extend subclass 476 visas for 24 months. Source: AA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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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기술이민 189비자의 승인 처리 기간이 20개월에서 최대 24개월까지로 급격히 늘어나면서 많은 기술이민 희망자들이 곤경에 처하게 됐다.


진행자: 호주 생활 경제 쉽고 재미있게 짚어보는 경제 브리핑 시간입니다. 이번 주에는 경제 분야만큼이나 팬데믹에 영향을 받고 있는 분야죠, 이민/비자 관련 내용 다뤄봅니다. 홍태경 프로듀서 연결돼 있습니다. 팬데믹으로 인해서 비자 처리 기간이 상당히 지연되고 있습니다. 비자 신청자들의 시름이 더욱 커질 수밖에 없겠어요.

홍태경 PD: 그렇습니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가장 타격을 받은 분야 중에 이민/비자 정책도 빼놓을 수가 없습니다. 특히 독립기술이민 189비자의 승인 처리 기간이 20개월에서 최대 24개월까지로 급격히 늘어나면서 많은 기술이민 희망자들이 곤경에 처하게 됐습니다. 지금까지도 짧지 않은 시간인 거의 1년이 넘는 처리 기간이 필요했는데요, 이제는 비자 신청 후에도 최대 2년의 기간을 기다려야 할 것 같습니다.

내무부는 코로나19에 대한 정부의 대응과 경기 회복을 지원하기 위해 일부 중요 전문 직종 신청자에 대한 비자 승인 처리를 우선시한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는데요, 이로 인해 우선 심사 직업군을 발표하는 등 대부분 의료 분야 직종에 해당하는 코로나19 주요 직업군에 혜택을 부여하기도 했습니다. 결국 일반 직업군의 189 신청자들의 비자 처리 기간이 상대적으로 급격히 늘어나게 된 건데요, 수많은 기술이민 신청자들이 이로 인해 좌절감을 느끼고 있습니다.

진행자: 독립기술이민 신청의 기회가 바늘구멍처럼 좁아진 상황에서 힘들게 자격을 갖춘 이민 신청자들에게는 가혹한 현실이군요.

홍태경 PD: 그렇습니다. 아만 세갈 씨는 2019년 12월, 189비자를 신청할 수 있는 모든 자격 조건을 갖춘 후 연방 정부의 초청장을 이듬해 3월 받게 되면서, 그동안의 힘들었던 과정을 뒤로 하고 이제는 영주권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에 부풀어 있었습니다. 초청장을 받은 후 모든 서류를 빠짐없이 챙겨 2020년 4월에 바로 독립기술이민189 비자 신청서를 제출했는데요, 여전히 이민성에서는 아무 소식을 받지 못한 상황입니다. 지난해 4월 신청서를 제출할 당시만 해도 처리기간이 9개월이었는데요 지금은 18개월까지 걸릴 수 있다는 홈페이지 안내 문구만 확인할 수 있을 뿐입니다.

진행자: 말 그대로 무작정 기다려야 하는 것이군요. 

홍태경 PD: 그렇습니다. 세갈 씨의 경우는 2016년 학생비자로 호주에서 유학생활을 시작했는데요, 모나시 대학에서 정보기술 석사 과정을 마친 후 엔지니어로 일하면서 경력을 쌓았고 189비자를 신청하기 위해 점수제 자격 조건을 채우기 위해 많은 노력과 희생을 감수해야 했습니다. 189 비자는 독립기술이민 비자로 학업과 경력, 영어점수 등으로 포인트 점수를 채워서 본인 기술만으로 연방 정부의 초청장을 받아 영주권을 받을 수 있어 많은 유학생들이 선호하는 영주비자입니다. 지방에서 거주 기간을 채워야하는 주정부 후원 기술이민인 491이나 190비자와는 다르게 호주의 전역 어디에서나 일하고 공부하며 영주권을 신청할 수 있는 비자이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선호하기는 하지만, 몇 해 전부터 호주 정부의 이민 정책 방향이 지방으로 이민자들을 분산시키는 기조로 바뀌면서 189 비자를 받는 것은 바늘구멍보다 어려워진 것이 사실입니다.

이런 상황이기 때문에 세갈 씨는 189 비자를 받는 것이 그 어떤 비자 승인보다도 어렵다고 토로합니다.

진행자: 이미 연방정부의 초청장을 받고 비자 신청에 들어간 상황이라면, 비자 신청자의 기술이나 경력, 교육 수준 등 다양한 변수에 대해 가능성을 인정받은 셈인데요, 그런데도 비자 승인이 이렇게 늦어진다는 것은 팬데믹 상황의 불확실성에 이유를 둘 수밖에 없겠군요.

홍태경 PD: 그렇습니다. 세갈 씨도 같은 주장을 하고 있습니다. 비자 신청에 들어간 189비자 신청자들은 호주 정부로부터 영주권 초청장을 이미 받고 신청에 들어간 것이기 때문에 호주 정부에 영주권자가 될 수 있다는 능력을 입증받은 것이나 다름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세갈 씨는 팬데믹으로 인해 이렇게까지 비자 처리가 늦어질 이유가 없다는 주장입니다.

진행자: 이번 팬데믹의 여파로 해외여행이 막히고 비자 처리가 지연되면서 호주 영주 비자 승인 건수가 10년 만에 최저치로 하락했다는 기사도 전해드렸었죠. 이 수치와도 직접적인 관련이 있어 보입니다.

홍태경 PD: 2019년 7월 1일부터 2020년 6월 30일까지 1년 동안 승인된 호주 영주 비자 건수는 14만 366건을 기록했습니다. 이는 지난 10년간의 평균치 17만 5천 건에 못 미치는 수로, 연방 정부가 계획한 연간 영주 비자 승인 상한선 16만 건에도 한참 못 미칩니다. 참고로 코로나19 팬데믹이 발생하기 전인 지난 회계 연도의 영주 비자 승인 건수는 약 16만 건을 기록했다. 독립기술 이민인 189 비자만 보더라도 3년 전만 해도 이 비자의 신청자가 4000여 명, 처리 기간은 6~8개월 정도였습니다. 하지만 지난 2년 동안 기술이민 비자 전체 발급수가 4만2000명에서 1만8000명으로 줄어들면서, 지원자 간의 경쟁도 더 치열해지고, 여기에 점수제를 기반으로 한 비자이기 때문에 점수를 높이려는 지원자 간의 점수 상향화가 극도로 치열해지면서 경력, 영어점수, 나이점수, 학업 등의 모든 점수에서 만점을 받아야하는 상황으로 내몰리고 있습니다.

상식적으로 비자 발급수가 줄어들면 그만큼 처리 기간이 줄어들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실제로는 오히려 반대의 결과를 가져오면서 최대 1년이 더 길어진 셈입니다.

진행자: 그렇군요. 기술이민을 준비하기 위해서는 통상적으로 유학 생활을 거쳐 경력을 쌓기까지 4-5년이 걸린다고 생각했을 때 이민자 입장에서는 금전적으로나 시간적으로 많은 투자를 하는 건데요, 답답한 상황이네요.

홍태경 PD: 그렇습니다. 새로운 비자를 신청하게 되면 받는 브릿징 비자의 경우 모든 것이 불안정한 상태이기 때문에 이민자 입장에서는 직장이나 자녀의 학업 문제 등 호주 사회에 정착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습니다. 영주권 없이는 지원 자격이 안되는 직종도 많기 때문에 일할 수 있는 권리를 갖고 있는 기술 이민자들이 자신의 경력에 맞는 직장에 취업하는 것에도 제약이 따르고, 브릿징 비자 기간이 길어질수록 경력 단절과 같은 불안정한 상황이 계속될 수 밖에 없습니다.

진행자: 이민자들에게 있어서 불확실성이야말로 타지 생활의 가장 큰 위험 요소가 아닐까 싶은데요.

홍태경 PD: 네, 비자 신청비만 1인당 4천달러가 넘는 기술이민 비자를 위해 많은 젊은 층이 임시비자로 공부하거나 일하면서 자격 조건을 채우며 불확실한 생활을 견디는데요, 모든 준비가 다 끝나고 비자 신청이 들어간 이후에도 미래가 불안정한 상황이 지속된다는 것은 개인의 삶에 심각한 위험요소가 아닐 수 없습니다. 특히 189 비자는 25세에서 33세 사이의 젊은 기술 이민자들이 많이 지원하는 비자인만큼 한창 경력을 쌓을 수 있는 능력있는 인재들의 인력 낭비를 초래한다고 볼 수 있죠.

진행자: 안타까운 상황입니다. 마지막으로 최근 연방 정부의 이민 정책에 몇 가지 중요한 변화를 짚어보죠.

홍태경 PD: 지난 2020년 발표된 예산안에서 연방 정부는 이민 정책과 관련해 몇 가지 중요한 개정안을 발표했습니다. 독립기술 이민 189 비자는 6500개만이 주어졌는데요 이는 지난 회계연도 발급된 독립기술이민 비자 초청장이 8000건이 채 안되고 초청장 발급 건수도 66%나 크게 감소한 것을 보면 이미 예견됐던 변화입니다. 지난 2018-19년 독립기술이민 초청장이 2만2920명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지난해에는 7720명으로 대폭 줄어든 것을 알 수 있죠.

진행자: 또 코로나19에 대응하기 위한 주요 직업군 목록도 새롭게 발표하면서 변화를 가져왔죠?

홍태경 PD: 그렇습니다. 앞서 연방 정부는 침체된 경기 및 노동 시장에 힘을 주기 위한 목적으로 간호사, 의사, 건설 프로젝트 매니저,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등 17개 직업군이 포함된 새로운 우선 순위 호주이민 기술직 목록을 발표했습니다. 17개 직업군 중에서 11개 직업군이 의료 및 보건 관련 분야로 팬데믹 시대에 호주 정부가 선호하는 직업군을 알 수 있습니다. 이렇게 우선 순위 직종이 또 다시 분류가 되면서 일반 직종의 기술이민은 앞으로도 당분간 처리가 지연되거나 영주권 취득이 더욱 힘들어지는 상황은 불가피해 보입니다.

진행자: 지금까지189독립기술이민 비자 승인이 최대 2년까지 늘어나는 등 팬데믹으로 인한 비자 처리 기간 지연 상황에 대해 정리해봤습니다. 홍태경 프로듀서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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