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 우리말 톺아보기] 콩가루 집안 · 조바심 · 감쪽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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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ng Sejong is holding a book. People in Korean traditional clothes are posing positively. flat design style vector illustration. Source: iStockphoto / MINIWIDE/Getty Images/iStockphot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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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개의 말이 나름의 이유와 의미를 가지고 생겨나는데 그런 이유들을 알면 어떤 상황에서 사용하는지 이해가 쉽고 낱말들을 더 정확하게 사용할 수 있다. 재미있는 우리말의 유래를 알아본다.


Key Points
  • 깍두기집안 | 콩가루 집안
  • 조바심하다
  • 감쪽같다

여러분의 우리말은 안녕하십니까?

바른 우리말 톺아보기에서는 평소에 자주 쓰지만 알지 못했던 말의 어원부터 올바른 사용법까지 우리말의 틈을 샅샅이 살펴봅니다.

바른 우리말 톺아보기 SBS 한국어 프로그램이 함께 합니다.


깍두기집안|콩가루 집안

설렁탕 좋아하세요? 설렁탕을 먹을 때는 이것을 꼭 같이 곁들여 먹어야 제맛이지요.

무를 작고 네모나게 썰어서 고춧가루 등의 양념과 함께 버무린 깍두기입니다.

여러분 혹시 '깍두기집안'이라는 표현을 들어보셨나요?

잘고 굵은 것이 대중없는 깍두기의 모양처럼 질서가 없는 집안을 비유적으로 이를 때 쓰는 표현입니다.

아마 '콩가루 집안'이라는 표현으로 더 많이 알고 계시지 않을까 싶네요.

그렇다면 왜 다른 가루도 아니고 콩가루 집안이라고 하는 걸까요?

찹쌀가루나 보릿가루 또는 쌀가루 같은 다른 가루들은 물에 넣고 뭉치면 잘 뭉쳐지지만 콩가루는 뭉쳐지지 않고 뿔뿔이 흩어집니다. 그래서 콩가루는 떡이 서로 들러붙지 않도록 인절미 등과 같은 떡의 콩고물로 쓰이지요.

이렇게 콩가루의 뭉치지 않는 속성처럼 한 가족 구성원 간에 상하 질서가 흐트러지거나 유대관계가 깨어져 뭉쳐지지 않는 집안을 가리켜 예부터 콩가루 집안이라고 불러왔습니다.

조바심하다

중요한 시험을 보고 난 다음이라든지 서류나 작품을 제출하고 나서 그 결과를 기다릴 때는 누구나 마음을 졸이게 되지요.

바로 이와 같은 마음의 상태를 우리는 '조바심'이라고 표현합니다. 주로 '조바심하다' 또는 '조바심이 나다'와 같이 쓰지요.

그런데 이 '조바심'이라는 말은 도대체 어디서 나온 걸까요?

옛날 4대 곡식으로 쌀, 보리, 밀과 더불어 조가 있었습니다.

'바심'은 곡식의 이삭을 떨어서 낱알을 거두는 일을 가리키는 타작 또는 탈곡의 순우리말입니다.

따라서 조바심이라는 말은 조의 이삭을 떨어서 좁쌀을 만드는 것을 뜻합니다.

그런데 조는 대충 떨어서는 잘 안 되고 알이 너무 작아서 밖으로 튀어나가면 흙 속에 묻혀서 찾기도 힘들다고 하네요.

조가 잘 떨어지지 않으니 시간에 쫓길 것이고 또 알곡이 달아날까 봐 조심해야 하니까 결국 초조하고 불안해하는 것을 '조바심'이라고 부르게 된 것입니다.

감쪽같다

꾸미거나 고친 것이 전혀 알아챌 수 없을 정도로 티가 나지 아니하다는 뜻의 '감쪽같다'는 표현도 있습니다. 이 말은 또 어디서 나온 말일까요?

혹시 먹는 감을 떠올리셨나요? 네 맞습니다.

감쪽같다는 말의 어원에는 두 가지 설이 있는데요.

하나는 감을 말린 곶감의 쪽이 아주 달고 맛있어서 누가 와서 뺏어 먹을까 얼른 먹어 치우고 흔적을 없앤다는 행동에서 생겨났다는 설입니다.

그래서 일을 빨리 하거나 흔적을 남기지 않고 처리한다는 비유적 의미로 감쪽같다라고 하지요.

다른 하나는 '감 접붙이기'에서 유래됐다는 설인데요.

감나무는 고욤나무와 접붙이기를 하고 한 해만 지나도 접 붙인 표시 없이 마치 원래 한 나무였던 것처럼 잘 자라기 때문에 어떤 일의 흔적이 남지 않는 상태를 '감접같다'라고 했는데 이것이 '감쩍같다'로 발음되면서 지금의 '감쪽같다'로 변한 것이라고 합니다.

'감쪽같다' 이제는 정확하게 유래를 아시겠죠?

바른 우리말 톺아보기 지금까지 유화정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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