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 이중언어 교육을 둘러싼 현실과 이상

importance of being bilingual

이중언어 교육의 중요성이 더욱 부각되고 있다. Source: Getty Im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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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들의 이중언어 교육의 중요성은 모두가 인식하지만 많은 부모들은 현실적인 문제에 봉착하게 된다. 그 허와 실을 짚어본다.



이중 언어 교육

  • 어린이이 뇌: 사용 가능 언어 무한대
  • 유아 대상 이중언어 교육, “말을 더디게 할 수있다”는 허상
  • 이중언어 교육, 어휘 습득력 배가
  • 이중언어 구사 시 사회적 인지적 이점 다수

호주와 같이 영어가 국가공용어인 국가에서는 자녀를 이중언어 능통자로 양육하는 것이 매우 어려울 수 있습니다.

특히 부모의 모국어가 널리 사용되지 않는 경우 자녀의 이중언어 능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끈기와 노력이 필요합니다.

이중언어 교육에 대한 통념을 짚어보고, 자녀의 성공적인 2개 국어 구사를 위해서는 어떤 방식의 접근법이 필요한지 함께 이야기 나눠 보도록 하겠습니다.

이민자들의 경우 정말 자녀를 낳게 되면 반드시 거쳐 가는 고민일 것 같아요.

과연 자녀에게 우리 말을 영어와 더불어 어떻게 가르쳐야 하나인데요. 실제로 두개 이상의 언어를 배우는 것이 많은 이점이 있다고 하지요?

리포터: 네 그렇습니다. 이중언어를 구사할 수 있게 되면 자녀들에게 많은 사회적, 인지적 이점을 가져다 줄 수 있기 때문에 노력할 가치가 있다고 전문가들은 평합니다.

진행자: 이중언어를 어렸을 때부터 학습하여 구사하는 것에는 많은 노력이 필요한 만큼이나 다양한 신화와 불신 역시 팽배한 것이 사실인데요. 일단 어린 아이에게 여러 언어를 동시에 가르치는 것이 학습에 있어 부담이나 과부하가 아닌지 우려하는 경우가 많아요.

리포터: 네, 사회언어학자인 로이 리싱 박사에 따르면 아이들의 뇌는 태어나는 순간부터 서로 다른 언어를 구별할 수 있다고 합니다. 다시 말해 제대로 올바른 방식으로 배우기만 한다면 전혀 과부하가 될 부분은 없다는 건데요. 리싱 박사는 연구 결과 실제로 뇌가 학습을 통해 사용할 수 있는 언어의 숫자는 정해져 있지 않다는 사실이 나타났다고 밝히며, 질적으로 우수하고 풍부한 양의 언어적 콘텐츠를 입력한다면 어린이의 두뇌에는 학습할 수 있는 언어의 수에 제한이 있지 않다고 강조했습니다. 또한 아이들이 언어를 배우는 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실수를 하는 것이라고 하는데요. 실수를 하면서 해당 부분에 대한 올바른 내용을 습득할 수 있기 때문에 언어 습득에 있어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합니다.

진행자: 그렇군요. 흥미롭네요. 또한 일반적으로 흔히 생각하는 것 중 하나가 바로 이중언어를 구사하는 아이들의 경우 말을 더디게 할 경우가 많다는 건데요.

리포터:네, 실제 말이 느린 아이들도 있겠지만, 과학적 연구 결과만 봤을 때에는 이중언어를 배운다고 해서 말문이 더디게 트인다는 증거가 없다고 합니다. 2개 국어를 구사하는 아이들의 경우 처음에 말을 배우기 시작할 때 같은 대상에 대해 두 가지 언어를 통해 어휘를 습득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는 결국 아이가 배우게 되는 전체 어휘량에서 봤을 때 한 가지 언어만을 습득하는 아이들보다 한번에 어휘를 습득할 때 각 언어별로 더 적은 수의 단어를 습득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따라서 말을 배우는 과정에 있는 아이들만을 놓고 봤을 때는 이러한 특징 때문에 발달이 지연되는 것처럼 보일 수가 있다고 하는데요. 중요한 것은 자녀가 사용하는 어휘량보다는, 아이가 어떤 말을 이해하는지 파악하는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말합니다.

진행자: 그렇죠. 또한 시간이 지나면서 이중 언어를 구사하는 아이들의 경우 한 가지 언어 체계만을 통해 배우는 아이들보다 훨씬 더 많은 단어 집합을 가지게 될 테니 어떻게 보면 언어적 자산을 두 배로 갖게 되는 것이죠.

리포터: 맞습니다. 이 때문에 인지적 발달이나 사회적 발달에 있어 더 풍부한 표현 체계를 갖게 되는 것이고 이는 결국 이중언어 구사의 장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겁니다.

진행자: 그렇다면 이중언어를 가르치려고 하는 부모의 입장에서 아이와 어떤 언어로 소통하는 것이 도움이 될까요? 흔히들 하는 고민이 아이가 밖에서 영어로 소통하면 집에 와서는 한국어를 안쓰려고 한다던지, 어린 아이들의 경우 집에서 부모가 한국어만 사용하면 밖에서 영어를 쓰는 것을 두려워 한다던지 이런 극단으로 가는 문제도 심심찮게 발생하는 것 같은데요.

리포터: 네, 맞습니다. 그래서 일반적으로 많이들 하는 얘기가 한 부모는 한 언어를 쓰고, 다른 부모는 다른 언어를 사용해서 아이와 소통해야 아이가 두 언어 다 골고루 배울 수 있다고 하는데요. 전문가들은 이러한 접근방식이 추천할 만하지는 않다고 평합니다. 현실적인 관점에서 봤을 때 부모 두 명이 각각 다른 언어만을 사용해서 아이와 소통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며 아이가 자라며 대화의 양이 늘고 깊이가 깊어 질수록 지속적으로 유지할 수 있는 전략이 아니라는 건데요. 언어학자인 아니코 하토스 박사에 따르면 이러한 한부모 한 언어 전략을 통해 언어를 습득한 아이들의 경우 4명 가운데 한명은 이중언어 구사에 실패한다고 합니다.

진행자: 4명 가운데 1명 꼴이면 상당한 숫자인데요. 오히려 그런 방식의 교육이 아이들에게 혼란을 주는 걸까요?

리포터: 그렇습니다. 이는 아이들의 경우 두 부모와 두 언어를 뚜렷하게 구분하는 것이 매우 어려운 일이기 때문이라고 하는데요. 특히 문제는 영어를 사용하는 부모가 한국어를 사용하는 부모의 문화나 전통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상황에서는 아이가 자라며 집 밖에서도 영어를 사용하게 되면서 가족 갈등이나 가족 활동에서의 배제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겁니다.

진행자: 그렇군요. 아무래도 영어가 공용어인 나라에서는 영어 외의 다른 언어로 자녀와 소통하는 부모가 전체 가족 활동 등에서 소외될 수밖에 없겠죠.

리포터: 그렇습니다. 그래서 전문가들이 추천하는 더 나은 교육방식은 바로 부모가 한 언어를 쓰되 상황에 따라 언어 사용을 바꿔 나가는 방식인데요. 예를 들어 가족끼리 집에 있을 때는 한국어를 사용하지만 교회에 나가면 다 함께 영어를 사용하는 접근 방식 등이 있을 수 있습니다.

진행자: 그렇군요. 그러면 가족이 언어에 따라 나뉘는 느낌 없이 상황과 장소 별로 언어를 바꿔 나가니까 아이들이 정서적으로 이해하기는 훨씬 쉽고 융통성 있을 것 같네요. 그런데 이런 경우에는 아이가 어릴 경우에는 집에 머무르는 시간이 많기 때문에 한국어만 사용하는 시간이 더 많을 텐데, 그러다 보면 아이가 어린이집이나 학교에 가야 할 시기가 되었을 경우 영어를 잘 못해서 걱정하는 경우도 발생할 수 있을 것 같은데요.

리포터: 네 그렇습니다. 실제로 이중언어 구사 가족 가운데 자녀의 취학 시기가 다가오면서 자녀의 영어 구사력 때문에 걱정하는 가족들이 많은데요. 전문가들은 오히려 이 부분에 대해서는 크게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말합니다. 영어를 잘 못한 채 학교에 진학하더라도 금방 따라잡을 수 있다는 겁니다. 특히 이민자가 많이 거주하는 지역이라면 영어가 제2외국어인 학생들을 위해 추가 지원을 제공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또한 학교에 다니며 친구들과 어울리게 되면 자연히 영어 구사력도 그에 맞춰 늘게 된다는 것을 많은 이들의 경험이 방증한다고 하는데요. 그렇기 때문에 일단 가정에서는 영어보다 더 소수의 인구에서 사용하는 모국어에 초점을 맞춰 가르치는 것이 잘못된 전략이 아니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합니다.

진행자: 그렇군요. 이렇게 이중언어 구사자로 훌륭하게 성장하게 되면 자녀들의 전반적인 발달에도 큰 도움이 될 수 있겠죠?

리포터: 네, 연구 결과 역시 이를 뒷받침하는데요. 언어병리학 전문가들은 가정에서 아이의 영어뿐만 아니라 부모의 모국어 습득 역시 지원하고 다양한 언어로 소통할 때, 아이들에게 있어 최고의 교육적 습득 및 최고의 사회 정서적 발달을 얻을 수 있다고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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