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복지수당, 23년 만에 처음으로 물가연동 따른 인상 '불가'

The Federal Government is coming under pressure to make changes to the age pension.

Source: AA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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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에 따른 물가 하락으로 호주의 복지수당이 23년 만에 처음으로 물가연동에 따른 자동 인상이 불가능할 것으로 전망됐다.


진행자: 코로나19 팬데믹으로 결국 호주의 노인 및 취약계층에 대한 정부의 복지수당이 사실상 동결될 전망입니다.

연방 사회복지부는 올해 9월 정부 복지수당에 대해 물가연동지수에 따른 자동 인상 조치가 적용되지 않을 것 확인했습니다. 이는 코로나19발 물가하락의 영향 때문인데요,

물가연동 지수에 따른 복지수당이 인상되지 않는 것은 1997년 이래 23년만에 처음이라고 합니다.  

연방야당인 노동당은 9월에 복지수당이 인상되지 않을 거라는 소식에 즉각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는데요, 노동당의 린다 버니 예비 사회복지 장관은 최취약 계층과 노인들의 가계 예산에 압박이 가해질 것이라며 우려를 표했습니다.

스콧 모리슨 연방총리는 이에 정부가 이같은 상황을 예기치 못한 상태라며 대책을 모색할 것이라고 신속한 반응을 보였습니다.

그렇다면 정부가 어떤 대책을 제시할 수 있을지 조은아 프로듀서와 함께 자세히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우선 정부 복지수당에 물가연동이 어떻게 이뤄지는지부터 살펴보죠.

조은아: 현행법하에 복지수당은 3월과 9월, 1년에 두 차례 물가상승률에 연동됩니다.

노인펜션과 장애지원 수당 등을 포함한 다양한 복지수당을 물가상승률에 연동해 인상하는 것은 호주의 물가 인상률 및 임금 인상률과 복지수당 간에 보조를 맞추기 위한 건데요.

이들 복지수당은 앞선 6개월 기간의 소비자물가지수(Consumer Price Index) 또는 복지수당 수혜 가구만을 대상으로 산출되는 이른바 ‘복지수당수급자 생활비 지수(Pensioner and Beneficiary Living Cost Index)’ 중 인상폭이 더 큰 지수에 따라 인상됩니다.

물가보다 임금이 더 빠르게 상승하면 복지수당은 금액 상정을 위해 정해진 임금 기준에 맞게끔 인상됩니다. ‘주당 남성 평균 임금’이 기준이 되는데 이를 ‘임금 밴치마크(wages benchmark)’라고 부릅니다.
Carers Support
Elderly care in nursing home - doctor with patient. Source: Getty Images
진행자: 그렇군요. 그럼 부부 합산 복지수당, 혹은 독신자 복지수당의 현 임금 밴치마크는 어떻게 되나요?

조은아: 부부 합산 복지수당은 ‘주당 남성 평균 임금(wages benchmark)’의 41.76% 미만이 되지 않도록 하고 있으며 독신의 복지수당은 부부합산 복지수당의 약 3분의 2 정도인데 주당 남성 평균 임금의 27.7% 미만으로 내려가지 않도록 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그렇다면 정상적 시기라면 복지수당은 1년에 두 차례 인상되겠는데요…

조은아 : 네, 그렇죠. 말씀하신 대로 정상적 시기라면 물가연동으로 복지수당이 적정 수준을 유지하거나 실질 임금이 인상되는 경우라면 복지수당도 동반 상승하게 되는데요, 앞서 말씀드린 대로 복지수당은 3월과 9월, 1년에 두 차례 물가상승률에 연동되는데 지난 3월, 독신의 경우 복지수당이 2주에 약 10달러 가량 인상됐었습니다.  

진행자: 문제는 코로나19 사태로 지금이 정상적인 시기가 아니라는 건데요, 더욱이 소비자물가지수와 연금수급자 생활비 지수가 하락했다구요?

조은아: 네, 호주통계청에 따르면 2020년 3월부터 6월 사이 소비자물가지수는 1.9%, 연금수급자 및 수혜자 생활비지수는1.4% 하락했습니다.  

남성 평균 소득 밴치마킹으로도 9월 복지수당이 인상되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됐습니다.
Wages low in Australia.
Source: AAP
진행자: 그렇군요. 현 물가연동 방식은 케빈 러드 전 노동당 정부가 도입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조은아: 네, 그렇습니다. 현재 적용되고 있는 호주의 복지수당 물가연동 조항은 노동당 정부 시절이었던 2009-10 회계연도 예산안부터 도입됐습니다.

러드 정부가 도입한 새로운 조항은 그 이전 방식과 비교해 더 관대해진 것이었는데요, 앞서 설명 드렸듯이 소비자물가지수 또는 복지수당 수급자 및 수혜자 생활비지수 중 인상폭이 더 큰 지수에 따라 증가하고 또 임금이 물가보다 더 빠르게 상승할 경우 임금 기준을 적용하기 때문입니다.

진행자: 지난 2014년 토니 애봇 자유당 정부가 이같은 복지수당 산정 방식을 변경하려 했지만 결국 상원에서 부결된 것으로 기억하는데요.

조은아: 네, 토니 애봇 전 자유당 정부의 2014년 첫 예산안에서 발표된 내용이었는데요, 복지수당 산정 방식을 개정해 오직 인플레이션만 적용하려고 했지만 해당 개정안은 상원을 통과하지 못했습니다.
Former prime minister Tony Abbott.
Former prime minister Tony Abbott. Source: AAP
진행자: 올해 3월과 6월 사이 소비자물가지수와 연금수급자 및 수혜자 생활비지수가 하락했다고 했는데, 궁금한 것은 복지수당 수급자들이 실제 직면한 물가를 반영하고 있느냐는 겁니다. 호주통계청이 코로나19로 인한 물가 변동과 평균 소득에 미친 영향에 대한 분석 결과를 발표했는데, 그 내용을 좀 살펴보죠.

조은아: 네, 통계청 분석에 따르면 소비자물가지수의 전반적 하락의 주요 원인은 임시적인 무료 차일드케어 때문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하지만 복지수당 수급자의 경우 차일드케어가 생활비에 차지하는 비중은 상대적으로 저조하기 때문에 복지수당 수급자의 생활비에 크게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소비자물가지수 하락의 또 다른 요인은 임차비 인하와 관련되는데요, 각 주와 테러토리 정부들이 코로나19 기간 다양한 임차비 지원을 해주고 있기 때문입니다.

임차비 인하는 보통 코로나19로 인한 세입자의 소득 감소가 있는 경우 적용이 되는데, 이는 복지수당 수급자에게 적용되는 시나리오는 아닐 가능성이 큽니다. 따라서 복지수당 수급자들은 팬데믹 전과 동일한 액수의 집세를 계속 내야 하는 겁니다.

진행자: 스콧 모리슨 총리는 9월에 복지수당이 인상되지 않을 것이라는 소식에 이미 복지수당 수급자를 위한 지원 방안을 마련할 것을 시사했는데요,

조은아: 네, 그렇습니다. 모리슨 총리는 복지수당에 영향을 미치는 지수들이 하락할 것으로는 예상치 못했다고 시인했습니다. 그는 조쉬 프라이든버그 연방 재무장관과 함께 문제 해결 방안을 살펴볼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Prime Minister Scott Morrison
Prime Minister Scott Morrison Source: AAP
진행자: 연방정부가 지원할 수 있는 방안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언뜻 복지수당의 일회성 인상이 떠오르기도 하는데요,

조은아: 네, 연방정부가 원한다면 말씀하신 대로 복지수당의 일회성 인상을 고려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1997년 전 하워드 정부가 임금 인상률에 따른 복지수당 인상을 법제화하기 전 일회성 인상은 때로 있어왔기 때문에 가능한 시나리오로 보입니다.

한편, 노인옹호기구 Council on the Ageing은 크리스마스 전 750달러를 한 번 더 지원하는 안을 제안했는데요,

아시다시피 모리슨 정부는 팬데믹 대응의 일부로 저소득층 호주인들에게 지난 4월과 7월 두 차례에 걸쳐 750달러의 보조금을 지급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당시 프라이든버그 재무장관은 3차 지급은 없다고 못박기도 했는데… 추가로 정부가 지원금을 지급한다면 경기 불황인 이 때 소비를 어느 정도 촉진할 수도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조은아: 네, 저도 그렇게 생각하는데요. 6개월 정도의 기간으로 보자면 750달러는 2주간 60달러가 좀 안 되는 금액입니다. 하지만 정상적 시기의 물가연동에 따른 복지수당 인상분보다는 훨씬 많은 금액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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