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브리핑: 호주중앙은행, 인플레이션 불구하고 금리 동결

 Reserve Bank of Australia (RBA) in Sydney.

RBA keeps interest rates on hold. Source: AA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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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파른 물가 상승에도 호주중앙은행(RBA)이 현행 0.10%의 저금리를 당분간 유지키로 했다. 현재의 기조는 언제까지 이어질 수 있을까?


박성일 PD (이하 진행자): 마트에서 우유와 계란, 몇 가지 생필품만 사도 100달러가 훌쩍 넘어가는 소비자 고물가 시대에 살아가면서 많은 분들이 장을 볼때마다 한숨이 늘어가고 있다고 합니다. 가파른 물가 상승에도 호주중앙은행(RBA)은 현행 0.10%의 저금리를 당분간 유지하기로 했는데요 오늘 경제브리핑 시간에는 지난 화요일 호주중앙은행이 발표한 금리 동결 소식 짚어보겠습니다. 홍태경 프로듀서 연결돼 있습니다. 금리는 변동이 없군요?

홍태경 PD: 그렇습니다. 필립 로우 RBA 총재가 발표한 통화 정책에 대한 성명문에 따르면 중앙은행 이사회는 금리를 현행 0.1퍼센트로 유지하고, 외환 결제 잔액에 대한 이자율도 0%로 유지하기로 결정했습니다. 2020년 11월 최저 금리인 현재 수준으로 금리를 인하한 후 1년 반가량 유지 상태입니다.

세계 각 국에서 인플레이션이 급격히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계속되는 공급 측면 문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그리고 팬데믹으로부터 경제가 회복되면서 발생하는 강한 수요가 모두 물가 상승에 압력을 주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에 채권 수익률이 상승하고 향후 정책금리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졌다고 중앙은행은 분석했습니다.

또 중앙은행의 발표에 따르면 호주 경제는 회복력을 유지하고 있으며 오미크론 경기 침체에 따른 소비는 회복되고 있는데요 이와 함께 가계와 사업 대차대조표는 대체로 양호한 상태이고, 사업 투자도 증가 중이며, 건설 공사를 위한 대규모 파이프라인이 완공될 예정입니다. 거시경제 정책 설정 또한 성장을 뒷받침하고 있으며 국민소득은 물가 상승에 따라 함께 상승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동시에, 물가 상승은 가계 예산에 부담을 주고 있고 NSW와 퀸즐랜드에서 발생한 홍수는 많은 지역사회에 어려움을 주고 있다고 중앙은행은 분석했습니다.

진행자: 인플레이션을 잡으려면 그동안은 정책적으로 기준금리를 인상해왔었는데요 치솟는 생활비 우려에도 불구하고 금리를 사상 최저 수치를 유지하고 있군요.

PD: 네.RBA는 오랫동안 인플레이션이 지속 가능하게 2~3% 범위에 있어야 한다고 주장해 왔습니다. 필립 로우 RBA 총재는 통화 성명에서 "최근 일부 주택시장이 완화되고는 있지만 지난 1년간 주택가격이 심각하게 올랐다"며 금리가 사상 최저치인 상황에서 대출 기준이 유지되고 대출자들이 적절한 완충장치를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고 언급했습니다.

현재 호주의 소비자 물가지수는 3.5% 수준이지만, 로우 총재는 은행이 이미 주택담보대출 스트레스로 부담을 지고 있는 가계에 대한 압력을 불가피하게 증가시키는 조치를 만드는 데 좀 더 시간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앞서 언급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그렇다면 현재의 금리 동결 기조가 언제까지 이어질 수 있을까요?

PD: 이번달 발표에 금리 변화가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호주의 빅4 은행들을 포함한 많은 금융계에서는 RBA가 이르면 2022년 6월부터 금리를 인상할 것이라고 추측하고 있습니다. 대부분이 금융업계와 은행들은 호주의 금리를 2023년 말까지 약 1.5%까지 올리기 위해 한 번이 아닌 여러 차례의 금리 인상이 있을 것이라고 믿고 있는 건데요, Finder의 소비자 조사 책임자인 그래엄 쿡 이사는 은행들이 이같은 예측에 대해 잘 알고 있으며 자신들의 마진을 충당하기 위해 일찍부터 움직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쿡 이사는 "이 때문에 은행들은 지난 주 400개 이상의 고정금리 주택대출 상품에 대해 금리를 인상했는데, 일부는 0.75퍼센트 포인트까지 인상했다"고 전했습니다.

그는 또 “이는 금리 인상이 한 번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올해 후반에 눈사태처럼 한꺼번에 상승할 수도 있다는 것을 나타낸다”며 “문제는 언제, 그리고 국제 상황에 따른 외부적 요인에 따라 결정될 수 있느냐”는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진행자: 대출금리 0.75 퍼센트 포인트 인상은 가계에 상당한 부담이 될 수 있을 것 같은데요?

PD: 파인더 분석에 따르면 0.75 퍼센트 포인트 인상의 의미는 상환금을 월 265달러 더 내게 됨으로써 올해 평균 3,175달러의 대출금을 더 부담해야 한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쿡 이사는 "금리 인상은 마치 버스와 같이 오는데 시간이 좀 걸릴 수는 있지만 한 번 오고나서 또 오듯이 이어질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또 “은행들은 이미 RBA보다 한 발 앞서 움직이고 있기 때문에 저금리로 주택담보 대출을 유지할 수 있는 기회는 이미 지나갔을 지도 모른다”고 전망했습니다.

진행자: 어찌됐든 올해 안에는 금리 인상이 있을 거라고 예측해 볼 수는 있겠네요. 중앙은행은 금리 인상을 결정하기 위해 어떤 기준을 세우고 있나요?

PD:  그렇습니다. 필립 로우 RBA 총재는 금리를 인상하기 전에 중앙은행이 정확히 무엇을 지켜보고 있는지 설명하면서, 실제로 몇 주 안에 금리가 전격 인상될 수도 있다는 뜻을 내비쳤는데요, 금리를 올리기 전에 인플레이션이 2-3% 목표 범위 내에서 지속 가능하다는 실제 수치를 몇 주간 지켜보겠다는 입장입니다. 인플레이션이 진행 중이고 추가적인 증가가 예상되더라도 인건비의 상승폭이 낮게 유지된다면 인플레이션이 지속 가능한 목표 수준에 유지되고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호주 경제의 강세는 노동시장에서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는데요 2월에는 실업률이 4%로 더 떨어지면서 수년 만에 최저치를 보여 완전 고용 수준에 달하고 있습니다. 높은 구인난과 구인광고 또한 높은 수준이며 이는 향후 몇 달 동안 고용이 지속적으로 증가할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RBA의 주요 전망에 따르면 올해 실업률은 4% 이하까지 떨어지고 내년에는 4% 이하로 유지될 것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진행자: 추가적으로 소비자 물가지수가 발표되는 4월 말까지는 일단 지켜봐야겠군요?

PD: 그렇습니다.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일반적으로 인플레이션을 설명하는 대표적인 수치인데요, 1월 말에 발표된 최근 발표에서 인플레이션은 2.6%, 소비자 물가지수는 3.5%였습니다. 이 수치를 기반으로 중앙은행은 최근 인플레이션이 "지속가능하게 2~3% 사이"라는 자체 평가 기준을 설정한 것으로 보입니다.

다음 소비자 물가지수(CPI )는 호주 통계청이 발표하는 4월 27에 알 수 있을텐데요, 정확한 수치는 알 수 없지만, 몇몇 경제학자들과 실제로 이미 발표된 연방 예산안도 인플레이션이 계속 상승할 것이라는 예측을 기반으로 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앞으로 인플레이션이 이어질 것이라는 예측인데요, 호주 경제 앞으로 전망은 어떻습니까?

PD: 호주에서 인플레이션은 증가했지만, 다른 많은 나라들보다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휘발유와 기타 원자재 가격의 상승은 향후 몇 분기에 걸쳐 인플레이션이 더욱 상승하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며, 5월 통화 정책 발표에 업데이트 사항이 포함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무엇보다 불확실성의 주요 원인은 다양한 공급 측면 문제가 해결되는 속도, 세계 에너지 시장의 발전 및 전체 인건비의 상승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분석됩니다.

호주의 재정 상태는 계속해서 매우 양호한 편입니다. 앞서 언급했듯이 신규 대출에 대한 주택담보대출 고정금리는 올랐지만 일반 금리는 여전히 매우 낮은 최저치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호주 달러 환율은 상품 가격 상승으로 1년 전 수준으로 절상되었으며, 지난 1년간 집값은 큰 폭으로 올랐습니다.

팬데믹 기간 호주중앙은행의 통화 정책은 목표치에 부합하는 완전고용 수준의 실업률과 인플레이션 유지를 목표로 해왔습니다. 향후 수개월에 걸쳐 이사회는 인플레이션과 인건비의 상승과 관련해 중요한 추가적인 수치 변화를 주시하고, 호주 내 완전 고용 및 목표에 부합하는 인플레이션 수준을 뒷받침하는 통화 정책을 수립함으로써 추가적인 정보를 종합적으로 파악해 금리 인상을 결정할 것으로 보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인플레이션에도 불구하고 이번 달 발표된 중앙은행의 금리 동결 소식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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