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에 상륙한 한국식 포토 스튜디오… ‘한국식 놀이문화 호주에서도 인기 끌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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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uth Korea’s photobooth trend has landed in Australia Credit: SBS Kore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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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대전화 카메라에 익숙한 디지털 세대가 인쇄된 형태의 아날로그 사진에 열광하는 이유가 무엇일까?


주양중 프로듀서 (이하 진행자): 한국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인생네컷 사진 스튜디오가 호주에도 상륙해 큰 인기를 얻고 있다고 합니다. 시드니와 멜버른을 중심으로 한국식 네컷 사진관이 크게 늘고 있는데요. 휴대전화 카메라에 익숙한 디지털 세대가 인쇄된 형태의 아날로그 사진에 열광하는 이유가 무엇일까요? 박성일 프로듀서와 김하늘 프로듀서가 현장 취재를 다녀왔습니다. 박성일 프로듀서와 자세한 이야기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박성일 프로듀서 안녕하세요

박성일 프로듀서(이하 박성일): 네, 안녕하세요

진행자: 1990년 대 한국 사회에서 큰 인기를 얻었던 스티커 사진은 2000년대 스마트폰이 대중화되면서 점차 설자리를 잃었는데요. 하지만 20년이 지난 지금 젊은이들이 아날로그 감성의 네컷 사진에 다시금 열광하는 이유가 무엇일까요?

박성일: 그렇습니다. 한국의 강남과 홍대를 방문하는 외국인들에게 네컷사진 스튜디오는 반드시 방문해야 할 필수 방문 코스로 불렸는데요, 하지만 이제 호주와 멜버른을 비롯한 세계 곳곳에서도 한국식 네컷 사진 스튜디오를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최근에는 영국 찰스 3세 국왕이 한인타운 뉴몰런에 위치한 인생네컷 사진 스튜디오를 방문해 화제가 되기도 했고요

한국에서 이처럼 네컷 사진이 다시 유행을 한데에는 ‘인생네컷’ 이라는 브랜드의 인기가 한 몫을 했는데요. 인생네컷 운영사인 엘케이벤쳐스 한국 본사의 이호익 대표는 SBS한국어 프로그램에 2018년 1월 첫 직영점을 낸 후 최근 매달 약 230만 명, 연간 2,760만 명이 인생네컷 스튜디오를 방문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인생네컷의 한국 내 가맹점 수는 430개, 해외 매장 수는 161개를 기록 중이고요. 인생네컷이 진출해 있는 국가는 17개 국가로 호주 외에도 홍콩, 싱가포르, 태국, 필리핀, 베트남, 대만, 중국, 영국, 이탈리아, 네덜란드, 뉴질랜드, 일본, 미국, 캐나다, 체코 등에 진출한 상태입니다.
인생네컷은 멜버른에도 세곳에 스튜디오 문을 열고 있는데요. 이곳의 김홍림 사장으로부터 현재 인기 어느정도인지를 먼저 들어보도록 하겠습니다.

김홍림: 지금 인생네컷이 런칭한 지 약 두 달 정도 됐는데요. 지금 이곳 힐리스 레인과 차이나타운에는 1일 기준 약 1천 명에서 1500명 사이가 꾸준히 방문하고 있고요. 오시는 분 모두가 남녀노소 불문하고 굉장히 반응이 뜨겁게 하루하루 매출 성장세를 이루고 있는 추세입니다.

네 저희보다 조금 더 일찍 인생네컷이 진출한 영국 같은 경우에는요. 한국 사람뿐만 아니라 영국 현지 사람들도 이제는 인생네컷을 하나의 문화로 받아들여서 한국 음식을 먹고 한국 음악을 들으면서 인생네컷에 와서 같이 사진을 찍는 게 요즘 가장 핫한 10대들의 놀이 문화로 자리잡혀 있다고 합니다. 지금 여기 호주 멜번에서도 그러한 추세로 매일매일 저희가 굉장히 새로운 경험을 하고 있는 상황이고요.

진행자: 하루에 1000명에서 1500명 사이의 손님들이 매일 방문한다니까 굉장히 놀랍네요.

박성일: 그렇습니다. 시드니에서 인생네컷 형태의 스튜디오를 운영 중인 곳도 방문해 봤는데요. 스트라스필드에서 포토문 사진 스튜디오를 운영하고 있는 양현아 씨의 이야기도 들어보겠습니다.

양현아: 현재 다양한 국적의 사람들이 방문을합니다 호주에서 학교를 다니는 학생들이 주된 고객이시고 가족분들, 커플 또는 애완동물과 함께 방문하셔서 좋은 추억도 만들고 예쁜사진들도 많이 찍어서 가십니다

한국문화를 정말 사랑해주시는 호주 사람들이 많이 방문을 해주십니다 저희 매장을 처음오는 사람들도 한국에서 인기있는 셀프 사진관 이라고 설명을 드리면 관심을 가져주시고 꼭 한번씩은 찍고 가십니다 그리고 사진을 찍은 후에 너무 재밌었다고 다음에 꼭 다시 방문 하겠다고 하십니다 저희 매장을 방문해주시면 재밌는 한국의 놀이문화를 경험 하실수있습니다

박성일: 멜버른에 있는 또 다른 인생네컷 형태의 스튜디오 하마 필름도 방문을 했는데요, 이곳의 박효인 매니저의 이야기도 함께 들어보겠습니다.

박효인: 실제로 많은 분들이 방문을 해주시고 하루 평균 약 천 명 정도 방문해 주시고 계십니다. 대기 시간은 약 10분에서 많게는 1시간까지 기다릴 정도로 반응이 뜨겁습니다. 저희는 처음에는 주로 10대 아시안 한국인들이 주를 이뤘으나 요즘은 나이나 국적 상관없이 많이들 방문해 주십니다.

단순히 사진을 찍는다는 결과물 자체뿐만 아니라 재밌는 사람들과 즐거운 곳에서 소품을 고르면서 사진을 커스터마이징하는 과정 자체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면서 그 과정이 놀이 문화로 발달했다고 보시면 됩니다.

진행자: 시드니와 멜버른에서 한국식 네컷 사진관을 운영하는 사장님과 매니저의 이야기를 들어봤는데요, 현장에서 고객들도 만나봤다고요? 호주에서 이같은 한국식 포토 스튜디오가 인기를 끌고 있는 이유가 궁금한데요, 손님들의 반응은 어땠나요?

박성일: 네 멜버른 인생네컷 매장에는 졸업식을 마치고 네 컷 사진을 찍기 위해서 스튜디오를 찾은 소녀들이 토끼 모자와 상어 액세서리를 만지며 웃음을 터트리고 있었는데요. 친구들과 멜번 리틀 론스데일에 있는 인생네컷 스튜디오를 방문한 레이 공은 취재진에게 “귀엽고 사랑스러운 액세서리를 선택해야 사진을 더 예쁘게 찍을 수 있다”고 조언하기도 했습니다. 친구들의 이야기를 들어보겠습니다

친구들과 함께 이곳을 찾은 한빙 조는 “매일 안경을 쓰지만 이곳에서는 웃긴 안경이나 이상한 안경을 선택할 수 있어서 좋다”라며 “재미난 얼굴을 만들 때 더 자신감이 생기는 것 같다. 이곳에는 재미난 것들이 많기 때문에 이곳에 오는 걸 좋아한다”고 말했습니다. 한빙 조는 “사진을 찍는 사람들이 모두 다른 스타일을 선택해야 한다”라며 “한 명은 아주 웃기게, 다른 한 명은 아주 예쁘게, 또 한 명은 못생기게 나온 사진이 좋다. 다들 다른 모습을 보여줘야 사진이 더 생동감 있게 느껴진다”고 귀띔했습니다.
또한 시드니 포토문 스튜디오에서 만난 정은혜 씨는 “일주일에 한번은 꼭 이곳을 방문한다”고 말했는데요. 정은혜 씨의 이야기를 들어보겠습니다.

정은혜: 저는 평소에 사진을 잘 안 찍는데 여기 오게 되면 다양하게 시도할 게 너무 많아서 이렇게 하나씩 모자도 써보고 찍는 게 너무 재밌더라고요.

그리고 저희 엄마도 부모님도 연세가 있으셔서 그런지 약간 사진 찍는 걸 쑥스러워하시는데 여기 오면 막 모자도 쓰고 너무 즐거워하시니까 또 좋은 추억 남겨드리고 좋더라고요.

진행자: 이 학생은 연세가 있는 부모님과 같이 와서 시간을 보내기에 좋다는 이야기를 했는데요. 사실 은혜양의 부모님이 앞서 이야기한 1990년대 스티커 사진에 익숙한 세대가 될 것 같군요.

박성일: 네 그렇습니다. 스티커 사진 세대인 부모님과 디지털 세대인 자녀가 함께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곳이라는 생각도 드는데요. 정은혜 씨는 자신의 친구들 중에 레트로 감성을 좋아하는 친구들도 많다고 이야기를 합니다. 은혜 씨의 이야기를 계속 들어보겠습니다

정은혜: 여기서 찍는 사진은 약간 90년대와 레트로 같기도 하며 약간 어른들 취미로 따지면 그 당시에 LP판을 모으는 것과 같아요.여기서 사진을 자주 와서 찍다 보면 그냥 집에 이렇게 간직하기도 너무 즐겁고 앨범을 만들기 너무 재밌어요.

박성일: 은혜 씨가 스마트폰으로 찍는 디지털 사진은 너무 식상하다는 이야기를 했는데요, 멜버른 인생네컷에서 만난 한빙 조 역시 인쇄된 사진이 더 좋을 때가 있다고 말합니다. 들어보시죠

한빙 조는 어릴 때부터 휴대전화와 함께 자랐지만 인쇄된 사진이 더 좋고 신선하게 느껴진다면서 인쇄된 사진이 디지털 사진보다 더 오랫동안 추억이 간직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습니다.

이에 대해서 멜버른 인생네컷의 김홍림 사장은 “디지털 세대가 처음으로 경험해 볼 수 있는 아날로그 식의 새로운 경험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는데요, 김홍림 사장의 이야기를 들어보겠습니다.

김홍림: 디지털 세대가 처음으로 경험하게 되는 아날로그식의 문화적인 새로운 경험이라고 볼 수 있는데요. 디지털 세대가 봤을 때는 사진을 찍고 바로 이렇게 현장에서 나오는 그러한 이제 필름 인생 네컷의 이런 모양새들이 본인들의 하나의 이제 새로운 놀이 문화로 사로잡기 때문에 거기다가 디지털까지도 같이 경험할 수 있는 장점이 있기 때문에 그런 게 아닌가 싶습니다.

진행자: 네, 김홍림 사장은 한국식 네컷 사진이 이제 하나의 한국식 놀이문화로 자리매김을 했다고 말했는데요. 전문가들의 생각은 어떻습니까?

박성일: 네, 모나쉬 대학교 언론정보학과의 한길수 교수 역시 이같은 현상을 새로운 한국식 놀이 문화의 확장이라는데 동의했습니다.

한길수 교수는 “근로자에 친화적이지 않는 한국 사회에서 욜로(YOLO)가 중요한 삶의 모토가 되고 있다”라며 “자연스럽게 한국인들은 일과를 마친 후 삶의 모든 순간을 재미난 이벤트로 꾸며가길 바라고 있고 사업체들도 그들을 만족시키기 위해 따라가게 된다”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욜로, You only live once’에서 앞 글자를 딴 말이죠? 현재 자신의 행복을 가장 중시하고 소비하는 태도를 말하는데, 한국의 MZ 세대를 이야기할 때 굉장히 많이 사용하는 단어이기도 합니다. 늘 바쁘게 일하는 한국인들이 일을 마친 후에는 재미난 이벤트를 원하기 때문에 한국에서 재미난 놀이문화가 더 많이 발전하고 있다는 이야기로 들리는데요.

박성일: 네 그렇게 볼 수 있습니다. 한길수 교수는 “요즘 젊은 세대는 개인주의와 자율성을 매우 중시한다”라며 “사진의 배경이나 소품을 자신이 원하는 방식대로 구성하고, 적은 돈을 들여서 추억을 남기다 보면 즐거울 뿐만 아니라 상대방이 나를 기억하도록 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서 “보통 두 사람이 만나서 자신이 원하는, 기억에 남을만한 우스꽝스러운 연출을 한다. 이것은 자신을 위해서 특히나 즐거운 과정이 될 수 있다”라며 “인간은 기억의 존재다. 적은 비용으로 친구나 사랑하는 사람과 즐겁고 의미 있는 시간을 기억으로 남길 수 있기에 이같은 사진 스튜디오가 인기를 끄는 것 같다”고 덧붙였습니다.

진행자: 그렇게 본다면. 이같은 한국식 놀이문화 ‘네컷 사진’관이 최근들어 호주에서 인기를 얻고 있는건 어떻게보면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볼 수 도 있겠네요. 한국 드라마와 음악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한국 TV 프로그램에 소개된 인생네컷 사진 스튜디오를 보며 자연스럽게 한국식 놀이 문화에 관심을 갖게 될 테니까요

박성일: 네 그렇습니다. 이런 이유 때문인지 인생네컷의 경우 한국의 유명 연예인들과 콜라보레이션 작업도 많이 하고 있는데요. 김홍림 사장의 이야기를 들어 보겠습니다.

김홍림: 인생 네컷의 가장 큰 장점은 다른 곳과는 차별된 한국 연예인들과의 콜라보를 큰 강점으로 둘 수 있는데요. 저는 솔직히 잘 모르지만 세븐틴이라든지 화사 그리고 BTS까지 한국 사람들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굉장히 큰 인기를 가지고 있는 아이돌들의 프레임이 가장 큰 장점으로 볼 수 있습니다.

박성일: 이밖에 인생네컷이 인기를 끌고 있는 또 다른 이유로는 틱톡 등 요즘 인기있는 소셜 미디어와 다양한 협업을 한다는 점도 꼽을 수 있습니다. 인생네컷의 경우 틱톡과 함께 하는 토트넘 챌린지를 개최해 소셜과 연계한 프로모션에 적극적으로 임하고 있고요, 부스에서 찍은 사진들은 QR코드를 이용해 간편하게 소셜 미디어에 업로드할 수도 있습니다. 멜버른에서 만난 트랭 판은 오늘 찍은 사진들을 인스타그램에, 한빙 조는 중국 소셜미디어 위챗에 올릴 예정이라고 말했고요, 함께 스튜디오를 찾은 한빙 조는 친구들과 찍은 사진을 자신의 블로그에 올릴 예정이라며 “오늘 하루를 잘 마무리한 기분이 들 것이고 영상에도 담을 생각”이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서두에 “휴대전화 카메라에 익숙한 디지털 세대가 인쇄된 형태의 아날로그 사진에 열광하는 이유가 무엇일까?”라고 물어봤는데요, 정리해 보자면 그 이유로 인쇄된 종이 형태의 아날로그 레트로 감성에 대한 향수, 새로운 한국식 놀이문화의 인기, 틱톡 등 인기있는 소셜 미디어와의 다양한 협업 등을 꼽을 수 있을 것 같네요. 1990년 부모님 세대에 인기였던 스티커 사진이 2024년 호주 젊은이들에게 다시 인기를 끌고 있다는 사실도 흥미롭고요, 그때와 다르게 디지털 기술과 협업이 이뤄지고 있다는 점도 흥미로운 것 같습니다.

네, 오늘은 호주에 불고 있는 한국식 포토 부스의 인기에 대해 집중적으로 분석해 봤습니다. 취재하신 박성일 프로듀서, 김하늘 프로듀서 수고 많으셨습니다.

박성일: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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