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과학 기술 분야, 여성과 다문화 지역사회 인력 유치 ‘시급’

Female student looking through a microscope at the university lab

Happy Latin American female student looking through a microscope at the university lab while studying - STEM concepts Credit: andresr/Getty Images

윌리엄스 교수는 “전형 과정과 채용 과정에 편견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지적해야 한다”며 “사업체 입장에서도 필요한 기술뿐만 아니라 훌륭한 인재를 얻을 수 있는 기회를 놓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Key Points
  • 독립적인 전문가 패널 12개월 동안 공개 대화를 가진 끝에 STEM 보고서 발표
  • STEM: 과학(Science), 기술(technology), 엔지니어링(engineering), 수학(mathematics)
  • 다양성 자문 전담 협의회 설치 등 11개 권고 사항 제시
아샤 라오 교수는 수학과 사이버 보안 분야에서 오랫동안 훌륭한 경력을 쌓았다.

라오 교수는 “30년 전 RMIT에서 공부하며 평범한 가정교사로 일을 시작했고 이후 교수가 됐으며 약 6년 동안 수리학 담당 부학장을 맡아 왔다”고 말한다.

여성 이민자로 1991년 인도에서 호주로 온 라오 교수는 그동안 수많은 장벽에 직면해야 했다고 회상한다.

라오 교수는 “전통적인 수학자가 아니었기 때문에 특히나 어려웠다”며 “처음 호주에 왔을 때 사람들에게 직업을 이야기하면 ‘오 당신이 영어를 잘한다는 것을 메모해 둘께요’라는 대답을 듣곤 했다”고 말한다.

라오 교수는 “영어를 잘 하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되는 피부색 때문이었을까?”라고 반문하며 “연구 보조금 신청서를 작성하면 예외 없이 심사위원에게 ‘그녀는 너무 많은 일을 하고 있어. 불가능한 일이야’라는 말을 듣곤 했다”고 말했다.

라오 교수가 남자라고 생각한 심사 위원도 있었다. 라오 교수는 “정말 멋진 일을 하고 있다”고 말하는 이 심사 위원을 보며 편견이 얼마나 많은 지를 새삼 느낄 수 있었다고 지적한다.

라오 교수는 이 같은 경험들을 소개하며 대표성이 낮은 그룹들이 STEM 분야에서 경력 개발을 단념할 수 있다고 염려했다.

STEM은 과학(Science), 기술(technology), 엔지니어링(engineering), 수학(mathematics)의 첫 자를 딴 것이다.

라오 교수는 “여성들과 다문화 사회 구성원들, 특히 다문화 사회의 여성들이 여기에 속할 수 있다”며 “오랫동안 맞서 싸워야 하고 결국 포기하는 일이 많다”고 말한다.

그렇다면 이 같은 장벽을 극복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연방 정부 역시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리고 산업과학부의 지원을 받아 독립적인 전문가 패널이 12개월 동안 공개 대화를 가진 끝에 마침내 STEM 보고서가 발표됐다.

에드 휴직 산업과학부 장관은 보고서를 발표하며
년까지 120만 명의 호주인을 기술 분야에 고용하기 위한 목표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휴직 장관은 “오랫동안 STEM 분야에서 일하는 여성의 수가 매우 적었고 원주민과 다양한 문화적 배경을 지닌 사람들 역시 마찬가지”라며 “더 많은 호주인들이 이 분야에 고용되는 것을 보고 싶다면, 비즈니 필요를 충족하려면, 그들을 가로막고 있는 장벽을 허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를 이끈 사람은 시드니에 본사를 둔 과학 엔지니어링 혁신 스타트업의 인큐베이터인 시카다 이노베이션(Cicada Innovations)의 최고경영자인 샐리 앤 윌리엄스 교수다.

윌리엄스 교수는 보고서에 STEM 분야에서 해결해야 할 여러 과제가 강조돼 있다고 말한다.

윌리엄스 교수는 “호주가 경제적으로 발전할 수 있는 기회를 갖고 이 나라에서 과학과 공학 기반의 사업이 번창하는 기회를 가지려면 모든 단계와 지역 사회 구석구석에 경로와 기회가 마련돼야 한다”고 조언한다.

보고서는
자문 전담 협의회 설치 등 11개의 세부적인 권고 사항을 제시하고 있다.

윌리엄스 교수는 “전국적으로 교육 분야와 일부 산업 분야에서 놀라운 기회를 갖춘 프로그램들이 일어나고 있지만 프로그램들이 잘 조율되어 있지 않고 서로 연계되어 있지도 않았다”고 말한다.

윌리엄스 교수는 응용 프로그램을 여러 언어로 배치하는 것이 격차 해소를 위한 한 방법이 될 수 있다고 조언한다.

윌리엄스 교수는 이어서 기업들이 영어 이름을 사용하는 지원자를 다문화사회 이름을 사용하는 사람보다 더 선호한다는 사실도 지적했다.

윌리엄스 교수는 “전형 과정과 채용 과정에 편견이 존재한다는 사실도 지적해야 한다”라며 “사업체 입장에서도 필요한 기술뿐만 아니라 훌륭한 인재를 얻을 수 있는 기회를 놓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다른 주요 권장 사항은 호주 정부가 원주민 지역 사회의 연구자와 과학자를 우선시해야 한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교육 기관과 STEM 관련 직원을 고용한 기관들이 원주민 지식을 가치 있는 것으로 인정할 책임이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보고서는 STEM 분야의 여성 인력 참여를 활성화하는 것 역시 우선 과제가 돼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휴직 장관은 “젊은 여성들이 처음에는 과학 수학 기술 분야의 직업 참여에 관심을 가질 수 있지만 결국 포기하는 경우들이 있다”고 이야기한다.

12학년 과학(Science), 기술(technology), 엔지니어링(engineering), 수학(mathematics) 과목에 등록한 여학생의 수도 부족한 편이다. IT, 물리학, 천문학 및 공학 관련 과목에 등록한 학생 중 여학생은 4분의 1이 안 된다.

이런 가운데 시드니 남서부에 위치한 사라 레드펀 중고등학교는 지난해 학생들이 과학 기반의 과목에 계속 참여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전문 프로그램을 도입했다.

2023년 이 프로그램을 처음 도입한 사라 레드펀 중고등학교의 카메론 로저스 선생님은 “우리는 개개인의 학습 계획을 세워주고 있다. 학생들이 실제로 미래에 자신의 삶에서 무엇을 하고 싶은지? 이들이 무엇에 관심을 갖고 있는지를 알아낸다. 그리고 우리는 STEM 커리큘럼을 그들에게 맞춰주고 있다”고 말했다.

8학년 학생인 사하나 라제쉬는 이 프로그램을 통해서 스포츠와 과학에 대한 애정을 직업으로 전환하는 데 큰 도움을 받았다고 말한다.

라제쉬는 “스포츠 심리학자가 되고 싶다”라며 “정신 건강과 스트레스 해소를 도울 수 있고 선수들에게 동기를 부여하고 경기력을 향상시킬 수 있다”고 이야기한다.

11학년인 프리트 카우르는 의학을 공부하고 싶어 한다.

하지만 그녀는 공학 분야 직업을 갖는 것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그녀의 아버지, 할아버지, 증조부 모두 공학 분야에서 일을 했다.

카우르는 “가족 중 최초로 엔지니어링을 전공한 여성이 될 수도 있다”라며 “사촌, 여동생, 다른 아이들을 위해 발을 내디딜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다.

이런 가운데 윌리엄스 교수는 의미 있는 변화를 만들기 위해서는 장기적이고 일관된 전략을 갖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윌리엄스 교수는 “우리가 10년 동안 무언가에 전념할 수 있다면 장기적인 관점에서 호주의 어떤 유산을 형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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