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트레일리아 나우] 안작데이 붉은 양귀비·안작비스킷·새벽추념식

ANZAC DAY

ANZAC DAY Source: SBS

안작데이를 맞아 안작데이를 상징하는 붉은 양귀비의 의미와 안작비스킷의 기원과 레시피, 새벽추념식에 대해 살펴봅니다.


Key Points
  • 안작데이, 붉은 양귀비…젊은이들의 피 상징
  • 안작비스킷, 아내·어머니 사랑 담긴 음식…레시피는?
  • 호주 전역서 안작데이 새벽추념식…라이브 스트리밍 통해 시청 가능
홍태경 PD: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세요 오스트레일리아 나우, 오늘도 호주 전역의 소식 모아서 전해드립니다. 저는 캔버라에서 인사드리는 프로듀서 홍태경이고요, 멜버른과 시드니도 연결돼 있습니다. 안녕하세요?

김하늘 PD: 안녕하세요 여기는 멜버른입니다. 김하늘입니다.

박성일 PD: 안녕하세요 저는 시드니에서 인사드립니다. 박성일입니다.

홍태경 PD: 네. 김하늘 PD와 박성일 PD 오늘도 연결돼 있습니다. 한 주동안 바쁘셨죠?

박성일 PD:

김하늘 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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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트레일리아 나우] 라켐바야시장·하모니마켓·Enlighten Festival

SBS Korean

21/03/202411:29
홍태경 PD: 안작데이가 하루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4월 25일 호주의 대표적 국경일이자, 현충일이라 할 수 있죠. 오늘안 안작데이와 관련한 여러가지 이야기와 기념 행사에 대해 알아봅니다.

안작데이하면 또 한가지 빼 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안작데이를 기념하는 꽃, 'Red poppies' 바로 붉은 양귀비일겁니다. 양귀비가 안작데이를 상징하는 꽃으로 사용되는 특별한 이유가 있을까요?

박성일 PD: 네 말씀처럼 안작데이가 되면 안작데이 기념 행사장 주변이 온통 양귀비로 꾸며지는데요. 양귀비의 붉은 색은 갈리폴리 상륙작전에서 목숨을 잃은 젊은이들의 피를 상징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붉은 양귀비 꽃은 유럽 전쟁터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야생화였다고 하고요 당시 전쟁터에서 피를 흘리고 숨진 전우들을 상징하는 의미로 양귀비 꽃이 사용 됐다고 합니다.

홍태경 PD: 네, 저도 그 이야기를 들은 기억이 나네요. 양귀비 꽃은 1차 세계대전 중에도 가장 치열한 전투가 벌어진 프랑스 북부와 벨기에 남부 지역 들판에 흔하게 피어있던 꽃이었다고 하던데요.

박성일 PD: 그렇습니다. 당시 전투가 벌어졌을 때 전우를 잃은 군인들이 들판의 양귀비 꽃을 꺾어 시신위에 올려두고 그 넋을 기렸다고 합니다.
poppy
November 11 is the day that the world remembers its war dead. (AAP)
이같은 붉은 양귀비가 기억의 상징으로 사용된데는 캐나다인인 존 맥크레이 중령의 공을 빼놓을 수 없는데요. 맥크레이 중령은 자신이 쓴 시에서 처음으로 붉은 양귀비를 기억의 꽃이라고 묘사했습니다.

홍태경 PD: 네 맥크레이 중령이라면 '플랜더스의 들판에서(In Flanders Fields)'라는 시를 쓴 사람이죠?

박성일 PD: 그렇습니다. 1915년 2차 이프레스 전투에 참전했던 맥크레이 중령은 '플랜더스의 들판에서'라는 시를 썼는데요, 이 시에서 전사한 군인의 무덤에서 자라는 붉은 양귀비를 언급했습니다. 1915년 5월에 쓴 이 시는 그해 12월 8일에 펀치 매거진이라는 잡지를 통해서 출판됐다고 합니다.

이 시는 '플랑드르 들판에 양귀비 꽃 피었네. 줄줄이 서 있는 십자가들 사이에 그 십자가는 우리가 누운 곳 알려주기 위함이네'로 시작됩니다.

홍태경 PD: 그렇군요, 맥크레이 중령의 시가 발표된 이후에 이에 대한 답시도 발표된 걸로 아는데요.

박성일 PD: 그렇습니다. 1918년에 미국 조지아 대학교의 교수였던 모이나 마이클이 맥크레이 중령의 시로부터 영감을 받아 'We Shall Keep the Faith'라는 답시를 썼는데요. 뉴욕 YMCA의 전쟁구호봉사 교사이기도 했던 마이클은 가슴에 붉은 양귀비 꽃을 달고 다녔다고 합니다. 뿐만 아니라 마이클은 참전 용사들을 위한 모금 활동을 벌이며 양귀비 판매를 독려하기도 했습니다. 전문가들은 마이클의 이같은 행동이 양귀비가 전세계에 기억의 상징으로 받아들여지는 데 큰 공헌을 했다고 평가하고 있습니다.
SG ANZAC Day - poppies
CANBERRA, AUSTRALIA - APRIL 25: Poppies are placed beside the names of those who lost their lives on the Roll of Honour for World War II during the ANZAC dawn service at the Australian War Memorial on April 25, 2009 in Canberra, Australia. Credit: Mark Nolan/Getty Images
홍태경 PD: 캐나다인 맥크레이 중령과 미국 교수 마이클이 시를 통해서 양귀비를 알렸다면 프랑스의 안나 게랭은 모금 활동을 벌이며 양귀비를 알렸다고요?

박성일 PD: 네, 프랑스의 개양귀비 여인으로 불리는 안나 게랭이 1921년 영국에서 양귀비를 처음 판매했다고 하는데요. 게랭은 참전 용사들과 가족을 돕기 위해서 모금 활동을 벌였습니다. 안나 게랭은 자신이 주최하는 각종 자선 행사에서 양귀비 조화를 사용해 사회적인 반향을 일으켰고요 이후 오늘날까지 양귀비를 판매하는 것이 모금 활동의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고 하네요.

홍태경 PD: 그렇군요, 안작데이에 양귀비를 판매하는 전통은 지금도 이어지고 있죠?

박성일 PD: 그렇습니다. 안작데이를 전후해 호주 전역에서 그리고 온라인을 통해서 양귀비를 구입할 수 있습니다. RSL 오스트레일리아는 양귀비 판매 수익금으로 호주 참전 용사와 그 가족들을 지원하게 됩니다. 가까운 쇼핑 센터에서, 슈퍼마켓에서 양귀비를 찾아볼 수 있고요 RSL 홈페이지에서 판매처를 확인할 수도 있습니다.

홍태경 PD: 안작데이 시즌이 다가오면 대형 슈퍼마켓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디저트가 있는데요. 바로 ‘안작비스킷’ 입니다. 안작비스킷의 기원은 어떻게 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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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하늘 PD: 네. 우선 안작비스킷의 안작(ANZAC)은 호주, 뉴질랜드 연합군(Australian and New Zealand Army Corps)의 약자입니다.

이들을 기념하는 안작 데이는 1916년 4월 25일 갈리폴리 상륙작전 1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제정됐습니다.

안작데이 기념위원회(Anzac Day Commemoration Committee)에 따르면, 안작 비스킷은 군인에게 공급되는 음식의 영양가를 걱정하던 아내, 어머니들에 의해 만들어졌다고 합니다. 군인들에게 보내지는 식량은 해군의 배를 통해 운반돼야 했는데, 냉장 시설이 없었기 때문에 두 달 이상이 지나도 먹을 수 있는 음식이 필요했습니다. 이에 한 여성 단체가 모든 영양소를 갖춘 비스킷 레시피를 개발했고 이것이 안작비스킷의 기원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홍태경 PD: 가슴이 아프지만, 꼭 기억해야 할 역사가 담긴 음식이라고 볼 수 있겠네요. 두 달이 지나도 먹을 수 있도록 상하지 않으면서 영양가가 담긴 음식이라니. 어떻게 만들 수 있는 것일까요?

김하늘 PD: 안작비스킷은 귀리를 이용한 스코틀랜드식 레시피가 바탕이 되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일반적으로 귀리와 함께 설탕, 밀가루, 골든시럽 등 쉽게 상하지 않는 재료를 사용했다고 합니다. 또한 쉽게 상하지 않도록 계란이 들어가지 않는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홍태경 PD: 안작비스킷, 재료가 복잡하지 않아 집에서도 간단하게 만들어 볼 수 있을 것 같은데요. 대표적인 레시피 알려주실 수 있으실까요?
Mum’s Anzac biscuits.
Mum’s Anzac biscuits. Source: SBS
김하늘 PD: 네. 호주전쟁기념관(Australian War Memorial) 홈페이지를 방문하시면 안작비스킷 레시피를 쉽게 찾아보실 수 있습니다.

재료는 귀리 2컵, 설탕 반컵, 밀가루 1컵, 버터 반컵, 골든시럽 1큰술, 끓는 물 2큰술, 베이킹소다 1작은술입니다.

우선 귀리, 설탕, 밀가루를 모두 섞습니다. 이후 골든시럽과 끓는 물, 베이킹 소다를 거품이 날 때까지 섞은 후 녹인 버터를 넣습니다. 골든시럽 혼합물을 가루 혼합물과 섞어줍니다. 이후 오븐 트레이에 내용물을 작게 펼쳐 적당한 온도로 구우면 끝입니다.

홍태경 PD: 쉽게 구할 수 있는 재료와 간단한 레시피라 집에서도 쉽게 만들어 볼 수 있을 것 같네요. 다만, 직접 만들기 힘드신 분들은 마트에서도 손쉽게 구매하실 수도 있죠?

김하늘 PD: 네. 당연합니다. 안작비스킷은 여전히 마트 혹은 비스킷 전문점에서 구매하실 수 있습니다. 안작데이 시즌엔 재향군인 단체에서 고령 참전 용사들의 복지를 위한 기금

마련을 위해 이 비스킷을 판매한다고도 하네요. 판매처와 비스킷 종류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RSL 홈페이지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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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트레일리아 나우] 플라잉폭스 전망대·반딧불이 터널·트러플팜

SBS Korean

04/04/202412:12
홍태경 PD: 알겠습니다. 안작데이에는 호주 전역에서 기념 행사가 열리는데요, 우선 안작데이 기념행사의 상징인 새벽추념식(ANZAC Day Dawn Service)은 캔버라 전쟁기념관을 중심으로 호주 전역 주요 도시에서 거행됩니다. 갈리폴리 상륙작전 109주년을 맞아 동트기 전 조용하고 평화로운 시간에 호주 전쟁 기념관에서 추념식이 시작되는데요, 새벽 5시 경 시작되는 안작데이 서비스는 엄숙한 분위기 속에서 정치권 인사들과 외교사절 그리고 참전용사와 유족 등 수만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거행됩니다.

새벽추념식은 전쟁 기념관 안뜰과 조각 정원에서 진행되지만 기념관 구내에서는 대형 관람 스크린을 이용할 수 있으니 참고하시면 좋겠고, 새벽 공기를 맞으며 꽤 쌀쌀해진 캔버라 날씨에 혹시 행사 참여를 계획하시는 분이 있다면 옷을 따뜻하게 챙겨입으셔야 겠습니다.

박성일 PD: 추념식은 어떤 순서로 진행되는 건가요?

홍태경 PD: 우선 새벽 추념식 시작 전 오전 4시 30분부터는 호주 국방군 대표들이 전쟁을 겪은 호주인들의 편지와 일기에서 발췌한 내용을 읽을 예정입니다. 이후 오전 5시 30분에 입석식이 시작됩니다. 안작의 단합을 상징하는 호주와 뉴질랜드를 대표해 화환을 놓고 국방부의 데이비드 존스턴 제독의 기념사가 이어질 예정입니다. 참고로, 해당일에 전쟁 기념관의 갤러리는 안작데이 행사 관계로 오후 1시에 문을 엽니다. 혹시 헛걸음하시는 분 없으시길 바랍니다.

자, 그럼 캔버라에 이어서 시드니에서 열리는 안작데이 행사도 알아볼까요?
Anzac Dawn service
Source: Getty / Getty Images
박성일 PD: 네 캔버라와 마찬가지로 시드니에서도 안작데이 새벽 추념식이 열립니다. 새벽 4시 20분에 마틴 플레이스에서 열리고요, 아침 9시부터는 시드니 도심 엘리자베스 스트리트를 따라 안작데이 행진이 펼쳐집니다. 이 행진에는 한국전 참전 용사들도 참여를 합니다. 행진은 마틴 플레이스와 엘리자베스 스트리트 교차로에서 아침 9시에 시작하고요, 리버풀 스트리트에서 대략 낮 12시 30분경 마쳐질 예정입니다. 이어서 낮 12시 30분부터는 하이드 파크 안작 메모리얼에서 기념식이 열리고요 오후 5시에는 마틴 플레이스에서 일몰 서비스가 진행됩니다.

홍태경 PD: 안작데이에 멜버른에선 어떤 행사가 열리나요?

김하늘 PD: 멜버른에선 세인트 킬다 로드 추모 신전에서 새벽 추념식로 안작데이를 시작합니다. 아침 8시30분부터는 참전 용사들을 태운 차량이 행진 경로를 따라 이동하기 시작합니다. 나머지 참전용사들도 오전 9시부터 행진을 시작합니다. 행진은 스완스턴 스트리트(연방 광장 근처)에서 세인트 킬다 로드를 따라 추모의 신전까지 이어지는 행진 경로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행진은 정오쯤 모두 끝납니다.

만약 행진에 직접 참석할 수 없는 경우 RSL 빅토리아 웹사이트 또는 페이스북 페이지를 통해 라이브 스트리밍으로 행진을 시청할 수도 있습니다.

또한 안작데이에 플레밍턴 레이스(Flemington Races)에서 전통 게임인 '투업(two up)' 등 다양한 스포츠 이벤트가 열립니다. 투업은 호주 원주민들의 전통적 도박 게임으로, 이 게임은 안작데이에만 합법적으로 진행된다고 합니다.

홍태경 PD: 오늘 안작데이의 의미와 호주 전역에서 열리는 안작데이 기념 행사에 대해 함께 알아봤습니다. 오늘도 함께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박성일 PD, 김하늘 PD: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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