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브리핑] 코로나19 속 캔버라 임대난 역대급...세입 신청자 이중고 심화

surge of demand in the rental market in australia

Source: Pexel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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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초부터 전국의 부동산 렌트 시장이 들썩이고 있습니다. 특히 캔버라에서는 렌트 경쟁이 치열해서 ‘렌탈 시장의 위기’라는 말까지 들려오고 있습니다.


진행자: 호주생활경제쉽고재미있게짚어보는 경제 브리핑 시간입니다. 이번 주에는 부동산 시장 관련한 내용 다뤄볼텐데요, 홍태경 프로듀서 연결돼 있습니다. (인사) 연초부터 전국의 부동산 렌트 시장이 들썩이고 있습니다. 특히 캔버라에서는 렌트 경쟁이 치열해서 ‘렌탈 시장의 위기’라는 말까지 들려오고 있는데요, 어떻습니까?

홍태경 PD: 그렇습니다. 캔버라 임대 시장이 위기에 처했다고 봐야할 것 같습니다. 캔버라가 호주에서 가장 비싼 임대료를 보이는 도시로 급부상했는데요, 부동산 전문업체 도메인의 2020년 12월 임대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말부터 연초까지 새로운 주거지를 찾으려는 이동인구가 늘어나면서 캔버라는10년 만에 호주에서 주택과 유닛을 통틀어 임대료가 가장 비싼 도시로 나타났습니다. 평균 주택 임대료는 20달러 오른 600달러, 유닛 임대료는 주당 495달러로 올랐습니다. 주택 매물은 적고, 그나마 나와 있는 매물도 비싼 것이죠.

렌트집을 구하려는 사람들은 최소 몇 주는 기다려야 하고, 집을 선점하기 위해 호가보다 높은 렌트비를 제시해서 낙찰받는 경우도 허다한 상황입니다.

진행자: 렌트 시장이 굉장히 불안정한 상황이네요.

홍태경 PD: 그렇습니다. ACT세입자연합회의 뎁 피펜 씨는 임대 정책이 실패하고 있다는 것을 분명히 보여주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현재 상황은 임대 부동산 공급 매물이 충분하지 않다고 강조했습니다. 통상적으로 ACT 임대 시장은 학생들과 근로자들이 주로 연초에 이주를 하면서, 연초에는 항상 렌트를 구하는 사람들이 몰리는 시기인데요 팬데믹으로 인해 유학생 수가 줄어들면서 올해는 조금 다를 것으로 예상했지만 여전히 수요가 높았던 것입니다. 더 비싼 임대료와 렌트 경쟁이 캔버라 주택으로의 접근성을 떨어뜨리면서, 지역사회 단체들은 이런 상황이 계속될 경우 가져올 여파를 우려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그렇죠. 렌트비가 인상되면 특히 중저소득층에게 미치는 타격이 클 수밖에 없을텐데요.

홍태경 PD: 그렇습니다.  ACT 사회서비스협회(ACTCOSS)에 따르면, 임대료 인상이 심각한 재정적 스트레스를 초래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ACT의 저소득 임대 가구 2만2000가구 중 9500가구(43%)가 소득의 35%를 렌트비로 지출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장애 지원 연금이나 구직자수당, 청년수당, 한부모 육아수당 등 복지 수당 수급자들의 경우에는 코로나바이러스 지원금 없이 ACT 지역에서 임대료를 감당하지 못했던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로 인해 공공주택과 지역사회 주택 건설 요구의 목소리가 더욱 높아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진행자: 이렇게 캔버라의 임대료가 치솟고 있는 것은 팬데믹의 영향이 클텐데요, 다른 주들도 팬데믹의 영향을 받는 것은 마찬가지 아닙니까?

홍태경 PD: 그렇습니다. 캔버라에 렌트 경쟁이 치열한만큼 다른 도시들도 CBD의 공실률이 높아지는 반면 지방 지역의 공실률은 최저치를 보이고 있음을 수치를 통해 뚜렷히 확인할 수 있습니다.

팬데믹으로 인해 요식업계와 관광 산업이 특히 큰 타격을 입었고, 국경은 굳게 닫힌 상황에서 실업률이 증가했기 때문에, 이민자들과 젊은 호주인들이 모두 대도시에서 짐을 싸고 지방 지역으로 눈을 돌리고 있는 겁니다. 이런 추세는 브리즈번뿐만 아니라 애들레이드, 호바트에서도 비슷하게 목격되고 있습니다. 특히 새로운 통계에 따르면 시드니의 경우 예산이 충분한 사람들이 인근 지방 지역으로 떠나면서NSW 주변 지역의 임대료 상승을 견인하고 있으며, 시드니에서 가까운 바이런 베이와 같은 지역의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도메인 수석 연구 분석가 니콜라 파월 씨의 말에 따르면 오렌지나 바이런 베이와 같은 인기 있는 지방 지역으로 꼽혔던 곳인데요, 호주인들이 팬데믹으로 인해 집에서 휴식을 취하거나 힐링 공간으로 꾸미는 등 생활 방식의 변화가 생겨나면서 아예 인근 지방 지역으로 이주를 원하는 사람들이 인근 지역의 임대 수요를 증가시켰다고 말했습니다.

팬데믹이 시작됐던 지난해 4월의 부동산 임대 수치를 보면 이해가 쉬운데요, 시드니 시티의 4주간 공실률이 2배로 증가한 13.8%였다는 것만 봐도 얼마나 많은 인구가 도심을 떠났는지 알 수 있습니다.

진행자: 말씀대로라면 시드니나 멜버른과 같은 도심의 임대 공실률은 높아지고, 임대 인구가 지방 지역으로 분산되면서 다른 지방 도시들의 임대 시장 가격 형성에 영향을 미치게 되는 거네요.

홍태경 PD: 최근 도메인이 집계한 바에 따르면 호주 전역의 임대 공실률은 사상 최저치로 집계됐습니다. 임대 부동산의 1.9%만이 현재 비어 있고, 이는 12개월 전과 동등한 수준입니다.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시드니와 멜버른의 임대 시장은 여전히 조용한 분위기이고 해외 유학생이나 이민자들의 수요가 줄어들면서 임대료는 특히 아파트의 경우 더 떨어질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시드니와 같은 도심 지역의 높은 임대료는 더 이상 많은 사람들에게 매력적인 혜택을 주지 못하는 것이죠. 특히 팬데믹 이후에 재택근무가 주류를 이루고 인구 밀도가 높은 지역은 바이러스 전파 위험이 크다는 우려를 불러일으키면서 더욱 그런 추세를 부채질했습니다.

이런 여러가지 이유에서 전국에서 가장 높은 공실률을 보이는 지역은 계속해서 도심지가 자리잡고 있는데요, 멜버른 도심의 경우 9개 부동산 중 1개가 비어 있고 애들레이드 경우에도 시티의 20개 주택 중 한 채가 비어있어 애들레이드 전체 평균의 10배에 달하는 공실률을 기록했습니다. 브리즈번 도심도 마찬가지고 퍼스 시티도 퍼스 전체의 공실률보다 두 배나 높은 공실률을 나타냈습니다.

도메인의 자료에 따르면 올해 1월 시드니에서 공실률에 제일 높았던 지역은 파라마타가 4.8%, 다음으로 어번과 스트라스필드-버우드-애시필드 지역이 각각 4.2%와 4.1%를 기록했고, 멜버른의 경우 멜버른 시티가 가장 높은 공실률은 11.8%, 스터닝턴 웨스트와 스터닝턴 이스트가 각각 8.3%, 8.1%를 기록했습니다. 애들레이드 시티도 5%의 임대 공실률로 가장 높았고, 브리즈번도 브리즈번 이너지역이 4.3%로 가장 높은 공실률을 나타냈습니다.

진행자: 그렇군요. 전문가들은 앞으로 임대 시장은 어떻게 전망하고 있나요?

홍태경 PD: 도메인의 선임 수석연구원인 니콜 파웰 박사는 당분간 시드니와 멜버른 등 도심 지역의 임대료는 하락세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합니다. 하지만 여기에 두 가지 양상이 보일 것이라고 예측하는데요, 올해 팬데믹에 대한 백신이 공급되고 유학생 인구와 해외 이민자들의 유동인구가 집중되는 도심의 아파트 임대료는 다시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하지만 전반적인 임대 시장은 하락세를 유지하는 두 가지 가격 양상을 보일 것이라고 파웰 박사는 말했습니다.

진행자: 지금까지 캔버라 부동산 임대 위기와 관련해 전반적인 부동산 임대 시장과 관련해 정리해봤습니다. 홍태경 프로듀서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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