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발 이민자 감소 상황, "호주 경제 회복에 거센 역풍될 것"

A general view of Bourke Street Mall at the Elizabeth Street end in Melbourne

A general view of Bourke Street Mall at the Elizabeth Street end in Melbourne Source: AA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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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바이러스가 호주로의 이민을 중단시키면서 팬데믹 이후 경제적ᆞ사회적 복구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경고가 제기됐다.


코로나바이러스발 여행 제한과 봉쇄 조치 등으로 올해 호주 이민자 유입수가 상당히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코로나 팬데믹으로부터 회복하는 데 상당한 경제적ᆞ사회적 어려움이 양산될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다.

호주의 이민 프로그램은 호주가 거의 30년 동안 지속적 경제 성장을 이루는 데 핵심 역할을 해왔다.

하지만 전 세계적 국경 폐쇄 조치로 이번 회계연도에 영구적 또는 임시적으로 호주에 유입되는 총 이민자 수가 과거에 비해 상당히 줄어들 것으로 예견됐다.
연방 정부에 따르면 이번 회계연도가 시작된 이래 호주를 떠난 임시비자 소지자는 거의 30만 명에 육박하며 올해 말까지 추가적으로 잠재적 이민자(would-be migrants) 24만 명을 잃을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고 있다.

연구원들은 호주가 코로나 팬데믹이 지나가면 경제 복구를 하는 데 있어 이민자들에게 상당히 의존하게 될 것이기 때문에 이민자 유입수 감소는 당분간 “인구통계적 파급 효과”를 양산할 것이라고 경고한다.

호주국립대학의 리즈 앨런 인구 통계학자는 SBS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호주 미래의 다음 단계에서 살아남으려면 이민자가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그는 “호주는 인구 고령화로 일터에 입문하는 이들보다 은퇴하는 이들이 더 많은데 이는 호주의 도로와 인프라, 병원, 학교와 같은 필수 서비스에 필요한 세금을 내는 이들이 더 적어진다는 의미”라고 지적했다.

앨런 박사는 “호주의 유입되는 이민자가 그 간극을 메우는 데 도움을 줄 것”이라며 이민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예상보다 이민 유입률 저조할 것

연방정부는 호주의 영주 이민 쿼터를 16만 명으로 설정했다. 하지만 2019-20회계연도에 유입되는 호주의 영주 이민자 수는 이에 한참 못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커먼웰스 은행 산하 증권사 컴섹(CommSec)은 향후 12개월 동안 호주에 유입되는 이민자 수가 24만 명가량 더 적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알란 터지 연방 이민장관 권한대행의 대변인은 코로나19가 2019-20년도 이민 프로그램에 영향을 미칠 것은 자명하지만 결과를 예측하기에는 너무 이르다고 말했다.

이어 “호주 시민과 영주권자를 제외한 모두에게 국경에 폐쇄됐기 때문에 우리가 예상한 수치보다 더 적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A visitor takes in the view from the Mt Coot-Tha lookout in Brisbane, Wednesday, April 29, 2020.
A lone visitor takes in the view from the Mt Coot-Tha lookout in Brisbane, Wednesday, April 29, 2020. Source: AAP
연방 내무부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April) 영주권 초청장 발급 건수가 상당히 감소했다.

독립기술이민 189비자에 대한 초청장 발급수는 지난 4월 단 50건이었고 이는 지난 3월 1750건과 크게 차이가 나는 수치다.

지방기술이민 491비자에 대한 초청장 발급수는 300건에서 50건으로 줄었다.

2019년 12월 호주 내 임시비자 소지자는 243만 명이었으나 연방정부에 따르면 이 수치는 지난 4월 초 26만 명 줄어든 217만 명으로 감소했다.

하지만 많은 임시비자 소지자들이 연방정부의 ‘일자리 지키기’ JobKeeper 수당에서 배제돼 이 수치는 더 감소할 전망이다.

스콧 모리슨 연방총리는 호주에서 스스로를 부양할 수 없는 임시비자 소지자들에게 자국으로 돌아갈 것을 권고했다.

브랜던 머피 호주 최고의료책임자는 최근 해외여행 금지 조치가 최소 3개월에서 4개월 동안은 풀리지 않을 것임을 시사한 바 있어, 호주가 이민자들을 다시 환영하기까지는 최소 3-4개월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시드니 대학교의 안나 바우처 이민 전문가는 호주가 얼마나 많이 이민자들에게 의존하고 있는지를 코로나바이러스 위기가 잘 보여준다고 말한다. 이는 2019년 예산안에서 연방정부가 크게 선전한 흑자 전환은 높은 이민 순유입률에 기반해 예견됐기 때문이다.

바우처 부교수는 “매우 높은 순이민 유입률(very high net overseas migration) 없이 호주는 예산 흑자를 달성할 수 없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하지만 “코로나19 사태와 국경 폐쇄 조치로 그 같은 높은 수준의 순이민 유입률은 성취될 방도가 없다”고 말했다.

코로나19발 이민 중단은 2019년 6월 30일까지 1년 동안 호주에서 거의 30만 명(29만8200명)이라는 기록적 수치의 이민자들이 호주를 떠난 후 발생했다. 이는 2020년 1월 25일 호주에서 첫 코로나 확진자가 나오기 7달 전이었다.

바우처 박사는 코로나 팬데믹이 호주가 노동력 부족을 메꾸기 위해 이민자에게 얼마나 많이 의존하는 지를 다시 생각하게 하는 계기로 작용할 수 있다고 본다.

그는 “호주는 영주 이민자 수에 상한을 설정하고 이것은 최근 몇 년 새 더 엄격해졌지만 임시 이민자 수에는 상한이 없다”면서 “호주 정부가 향후 몇 년 안에 이를 검토할 가능성이 있는데 많은 것이 우리가 호주 국민을 어떻게 재배치할 것인지에 달려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민과 관련해 호주는 다른 나라들과 경쟁하고 있는데 호주가 국경을 봉쇄하는 기간 동안 다른 나라들이 국경을 봉쇄하고, 호주가 기회를 제공하는 나라로 여전히 비춰진다면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이민율을 회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민율 감소, 더욱 더딘 경기회복세로 이어질 것

경제학자들은 이민율 감소는 호주가 코로나바이러스로부터 회복하는 데 상당한 경제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경고한다.

이민자들은 근로자이자, 납세자, 소비자며 주택시장에도 큰 역할을 한다.

많은 경제학자들은 이민자들은 또 장기적 측면의 생산성과 혁신을 이끄는 역할을 한다고 믿고 있다.

인구증가와 경제성장은 직결되며 이민자는 이 둘 모두에 역사적으로 꽤 큰 역할을 해왔다고 그라탄 연구소의 존 데일리 소장은 지적한다.
Digital market boards at the Australian Stock Exchange (ASX) in Sydney, Thursday, April 16, 2020
市場基本對財政預算案抱著正面態度。 Source: AAP
그는 “지난 몇 년 동안 호주의 실질적 경제성장률은 약 2%에서 2.5%였고 이 중 거의 1% 성장은 이민의 영향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또 “호주에 거주하는 해외 출생자의 비율이 매년 평균적으로 그 이전 해보다 1%씩 더 증가해 왔고 이는 호주 총 인구수의 매년 1% 증가를 가져왔다”면서 “인구가 1% 증가하면 GDP의 약 1% 증가를 가져올 수 있다”고 설명했다.

데일리 그란탄 연구소 소장은 경제 회복은 항상 서서히 되는데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한 경제 충격이 의미하는 것은 경제가 완전히 회복되는 데 “몇 년(several years)”이 걸릴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민자 수가 더 적을 것이라는 사실로 인해 호주에서 이는 분명 더 두드러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컴섹의 라이언 펠스먼 선임 경제학자는 총 이민자 수가 단 10% 감소하는 것만으로도 호주 경제에 부는 상당량의 순풍을 없앨 것이라고 말했다.

펠스먼 경제학자는 “호주 국경이 더 오래 폐쇄될수록 다른 국가보다 호주의 경제는 더 느리게 회복될 가능성이 커진다”고 말했다.

안전하지 못한 나라

호주국립대학의 리즈 앨런 인구 통계학자는 포스트 팬데믹(post-pandemic) 재건을 돕기 위해 호주는 이민자가 필요하지만 이들은 호주가 아닌 다른 나라에서 살기로 선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앨런 박사는 “현재 호주에는 돌봄이나 지원을 받지 못하는 상당수의 임시비자 소지자가 있는데 호주는 이민자로부터 많은 것을 취하고 있지만 그 상호관계라는 것에 부합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것이 우려되는데 이 경우 호주는 거주하기에 안전하지 못한 곳이라는 오명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앨런 박사는 “이와 더불어 아시아계 이민자가 겪고 있는 인종적 학대 증가로 호주는 환영받지 못하고 안전치 못한 곳이라는 이름을 얻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코로나바이러스가 발발한 이래 아시아계 호주인은 언어적ᆞ신체적 학대를 당하거나 인종차별적 낙서로 사는 곳이 훼손되는 등의 일을 겪어 왔다.
A person walks in isolation as heavy rain begins to fall in Melbourne, Wednesday, April 29, 2020.
A person walks in isolation as heavy rain begins to fall in Melbourne, Wednesday, April 29, 2020. Source: AAP
바우처 교수는 코로나19로 인한 경제적 영향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인종차별적 학대와 외국인 혐오증이 이를 더 악화시킬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자원이 부족할수록 더 많은 갈등이 있을 수 있다”면서 “경기가 꽤 좋은 때도 여전히 갈등이 존재하는 데 지금은 더 악화될 것이 우려된다”고 덧붙였다.

연방정부는 코로나바이러스 위기 기간 호주 내 임시비자 소지자들을 지원하기 위한 노력으로 수퍼에뉴에이션 조기 인출을 허용하고 비자 조건에 다양한 유연성을 적용하고 있다.

빅토리아주, 타스마니아주와 ACT는 주정부 자체의 임시비자 소지자 지원책을 마련했다.

앨런 박사는 호주가 이민자들을 계속 돌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그는 “중단기적으로 이민자 없이는 호주의 장기적 미래는 불확실하다”고 말했다.

이어 “이민자는 호주를 세우는 데 도움을 주었고… 그들은 호주의 경제 재건에 핵심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호주에서는 다른 사람과의 거리를 1.5미터 이상 유지해야 합니다. 함께 모일 수 있는 인원의 수는 여러분이 거주하고 있는 주와 테러토리의 조치를 따라주세요.

코로나19 검진이 현재 호주 전역에서 실시되고 있습니다. 감기, 독감 등의 증상이 있다면 의사에게 전화를 하거나, ‘국립 코로나바이러스 건강 정보’ 핫라인 1800 020 080으로 연락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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