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컬처 IN] ‘5G’ 속도로 변모하는 코로나 시대의 새 소비 풍속도

How COVID-19 has transformed consumer spending habits

How COVID-19 has transformed consumer spending habits Source: Getty Images

Get the SBS Audio app

Other ways to listen

코로나19 여파가 계속되는 '위드 코로나(With Corona)' 시대가 이어지는 가운데 '코로나 사피엔스(Corona Sapiens)'의 라이프스타일이 의식주 모든 영역에 걸쳐 5G 속도로 변모하고 있다.


‘코로나19 이전으로 되돌아갈 수 없다’고 받아들인 기업과 소비자가 늘고 있습니다. 코로나19는 소비자의 의식주 모든 영역 라이프스타일의 변화를 이끌어냈습니다. 뉴 노멀이 된 ‘위드 코로나(With Corona)’ 시대의 소비자 구매 패턴을 살펴봅니다. 


Highlights

  • 언택트, 집콕 신개념 라이프 스타일 홈코노미(Home+Economy)
  • 코로나 블루 극복 위한 케어(Care) 소비와 ‘코로나 플렉스(Flex)’
  • 100% 자국 농산물 ‘Made in France’ 찾는 프랑스 소비자들
  • 식기 세척기 세계적 판매 급증…삼시 세끼 한국에선 448% 증가

주양중 PD(이하 진행자): 시대의 변화에 따라 과거의 표준이 이상 통하지 않는 노멀 시대에 코로나19과거 경제 위기와 다른 측면 하나로 소비자의 근본적 행동이 변화했다는 사실을 꼽을 있는데요. 코로나19바꾼 소비 트렌드 이에 대한 분석을 먼저 들어보죠.

유화정 PD: 코로나19가 소비자 일상생활에 영향을 끼친 소비 트렌드로 우선적으로 대면 접촉에 대한 두려움이 증대되며 비대면 방식의 ‘언택트(Untact)’ 소비가 확산됐다는 점입니다.  또한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늘면서 집 안에서 BIY가구 등 여가 생활을 추구하는 ‘홈코노미 (Home+Economy)’ 소비가 확대됐고요.

바이러스 확산 이후 인간에게 본질적으로 중요한 가치가 무엇인지 스스로 반문하는 소비자가 증가하면서 ‘건강 안전 생명 환경 행복 가족’ 등 본원적 가치(Essential Value)를 중시하는 현상도 강화됐습니다.

코로나19 장기화에 대한 우울감(코로나 블루)을 경감하며, 마음을 위안하는 이른바 불안 CARE(Anxiety CARE) 소비는 손 소독제나 천연 항균제와 같은 위생 제품을 구매하거나 불안이나 우울감을 덜어주는 건강 보조제 등을 구매하는 패턴으로 나타났습니다.

진행자: 뿐만 아니라 집에 머무는 시간이 늘면서 나만의 행복을 추구하는 취미나 체험 등을 즐기는 데에 돈을 아끼지 않는 ‘나를 위한’ 소비 트렌드도 크게 부각되고 있죠?

유화정 PD: 그렇습니다. 타인과 대면 시간이 줄고, 불특정 다수와 한 공간에 있는 것을 기피하며 혼자 만의 공간에 머무르는 시간이 늘다 보니 자기중심적 ‘에고이즘(Egoism)’ 소비 패턴 또한 강화됐는데, 정서적 만족을 통해 코로나 블루를 극복하려는 ‘코로나 플렉스(Flex)’를 포함시키기도 합니다.

플렉스(Flex)란 ‘과시하다’, ‘일시불로 많은 돈을 지불하다’라는 뜻으로 쓰이고 있는데요. 예를 들어 흠집이 난 저렴한 과일과 채소를 고르고, 매일 쓰는 샴푸와 세제는 대용량을 쓰지만 대신 마음에 드는 명품가방이나 의류를 살 땐 가격을 따지지 않습니다.  코로나 장기화로 인한 스트레스를 해소하려는 심리와 경제 침체 속에서 한 푼이라도 아끼려는 심리가 동시에 작용한 결과라고 할 수 있습니다.

Online Consumption During the COVID-19
Online Consumption During the COVID-19 Source: Pixabay


진행자: 코로나19따른 소비 트렌드는 식음료, 홈퍼니싱, 가전, 패션, 게임, 미디어, 자동차 용품 등등 여러 산업에서 다양한 소비 변화가 관찰되는데, 나라별로 특색을 찾아볼 있다고요 ?  

유화정 PD: 전 세계적으로 재택근무, 온라인 수업 전환 등으로 책상과 사무용품 수요가 크게 증가했음은 설명의 여지가 필요 없을 정도인데요. 영국의 경우 책상과 사무용 의자 구매가 90퍼센트 이상 늘었습니다.

영국의 일부 소비자는 대량으로 구매한 물건을 보관하기 위해 가정용 저장고에 투자했는데, 코로나19 기간 동안 저장고 판매량은 74% 증가했습니다. 독일에서도 이와 유사한 소비 행태를 보였습니다.

의약품 배달업체들이 호황을 누린 덴마크에서는 코로나 장기화로 인한 의약품 배달의 증가와 더불어 현재 덴마크 전역으로 서비스를 확장하고 호르몬제, 천식 치료제 등으로 배달 품목을 확대했습니다.

프랑스는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스포츠 코칭을 이용하거나 온라인 요가 코스 이용자가 평소 대비 20배 가까이 증가했습니다.

진행자: 프랑스에서는 코로나 19 이후 ‘Made in France’를 찾는 소비자들이 크게 늘었다면서요?

유화정 PD: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프랑스 정부가 재래시장을 폐쇄하자 지역 농가는 납품이 끊길 것을 우려했고, 이에 프랑스의 대형마트 기업들이 나서 식품 코너의 제품을 100% 프랑스 산으로 전환하기 시작한 겁니다.

프랑스는 재배, 수확시기에 저렴한 인건비를 위해서 주변국의 외국인 근로자를 고용했었는데, 국가 간의 이동이 어려워지자 인건비 상승이 불가피해졌고 이는 식료품의 물가 상승으로 이어졌는데요. 물가 상승에도 불구하고 프랑스인 소비자의 79%가 Made in France 제품이 지역 경제를 살리는 고 국내 제품의 품질을 높이는데 도움을 준다며 적극적인 반응을 보였습니다.
French supermarkets only want French vegetables
French supermarkets only want French vegetables Source: AAP
Made in France는 식품업계뿐만 아니라 제약업계에서도 강조되고 있는데요. 약물을 제조하는데 필요한 원료의약품의 80%를 중국, 인도 등에서 수입하고 있는 프랑스가 중국에서 코로나19로 원료의약품의 수출이 중단되었을 때 한 차례 위기 상황을 겪고 나자, 최소한의 원료의약품을 프랑스 내에서 생산할 수 있어야 한다는 촉진 운동이 일면서 프랑스 국민들의 91%가 이에 동참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호주에서는 팬데믹 기간 반려동물 입양이 45 퍼센트 급증했는데, 이를 비춰볼 때  호주는 반려동물 관련 상품 구매가 폭으로 증가했을 같은데요.

유화정 PD: 맞습니다.오랜 기간 외출이나 쇼핑이 불가능할 수도 있는 점을 고려해 개와 고양이 등 반려동물의 대용량 사료의 구매가 크게 증가했고, 특히 코로나19 쇼크로 말미암아 건강을 챙기기 시작한 소비자들이 나아가 반려동물의 스트레스나 면역 상태까지 챙기기 시작하면서 반려동물 건강 제품 소비가 크게 늘었습니다. 이탈리아도 호주와 비슷한 양상을 보였고요.

이밖에 코로나 19로 실업이나 금전 부족을 겪은 브라질 소비자들은 과거 ‘절제 없는 소비’ 습관에서 소비 대상과 목적을 꼼꼼히 따지는 ‘개념 있는 소비’로 전환하는 획기적인 변화를 가져왔는데요. 격리 기간이 길어지면서 옷을 수선하거나 자신의 옷을 직접 만들어 입으려는 사람이 늘어 재봉틀 소비가 크게 증가했고, 위생 청결을 고려한 청소용품 구매도 큰 폭으로 늘었습니다.

진행자: 한국의 경우 홈퍼니싱과 가전 분야 중심의 소비 성향이 나타났는데, 눈길을 끄는 것이 가전제품 중에서도 식기 세척기 판매량이 급증했다고요?

유화정 PD: ‘건강과 위생’이 더욱 부상하면서 가전 분야에서는 식기세척기 판매량이 코로나 이후 448% 증가했고, 의류 관리기는 43% 성장했습니다. 식기 세척기의 경우 비대면 수업을 받는 자녀가 있거나 재택근무를 하는 가정에서는 삼시 세끼를 먹으면서 쏟아지는 설거지를 도와줄 식기 세척기가 필수 품목이 된 것으로 보입니다.

또한 집콕 생활이 길어지면서 인테리어 꾸미기와 혼자서 조립할 수 있는 DIY 가구를 선호하는 경향이 두드러졌습니다. 아울러 코로나19의 장기화로 집에서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를 시청하거나, 온라인으로 열리는 랜선 공연 등 영상미디어 서비스 이용량도 크게 늘었습니다.

진행자: 경기가 불황일 나타나는 현상 중에 ‘립스틱 효과’라는 것이 있죠. 경제적 불황기에는 가격이 저렴하면서도 소비자 만족도가 높은 사치품의 판매량이 오히려 늘어나는 특이 현상으로 소비재 시장에서는 거의 정설처럼 받아들여지고 있는 이론이죠?

유화정 PD: ‘립스틱 효과(Lipstick effect)’는 지난 1930년대 미국의 대공황기에 경제가 어려움에도 립스틱의 매출은 반대로 증가한 것에서 유래한 것으로 경기 불황으로 지갑이 얇아졌음에도 사치를 부리고 싶은 심리에 기인합니다.

예를 들어 비싼 옷을 사거나 헤어 스타일을 바꾸는 대신 립스틱과 같은 작은 사치품 구매로 저렴한 가격 대비 분위기나 외모에 큰 변화를 주면서 소비자 스스로 심리적 만족도를 높이는 것이죠.  

코로나19 불황 속에 세계 여러 곳에서 ‘립스틱 효과’가 관찰되고 있는데요. 마케팅 회사인 NPD그룹에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록다운이 한창 진행 중이던 영국에서는 한 주 만에 매니큐어 제품 판매가 16% 상승했고, 프랑스에서는 고급 비누 브랜드 판매율이 무려 800% 상승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립스틱 효과’여성 소비자들의 구매 성향에 한해 해당되는 이론인가요?

유화정 PD: ‘립스틱 효과’와 비슷한 의미로 남성들에게 적용되는 ‘넥타이 효과’가 있습니다.  남성들은 정장 양복을 사는 대신 넥타이를 사서 요일 별로 바꿔 맴으로써 여러 벌의 양복을 입은 것 같은 효과를 낼 수 있죠.

이외에도 많은 조사에서 경기 침체기 동안 소비자들이 많은 돈을 쓰지 않으면서도 이른바 ‘소확행(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을 가져다줄 소비재 제품을 구매하는 경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는데요.

경기가 좋으면 위스키 매출이 늘어나지만 경기가 나쁠 때는 위스키 대신 소주가 잘 팔리고, 병원도 호황기에는 성형외과가 호황이지만 불황일 때는 스트레스 때문에 신경정신과 환자가 늘어난다고 합니다.

The psychology behind why toilet paper, of all things, is the latest coronavirus panic buy
The psychology behind why toilet paper, of all things, is the latest coronavirus panic buy Source: CNN


진행자: 지난해 코로나19 초기 공포와 두려움이라는 심리가 소비자들 사이에 가장 먼저 나타났고 이는 생필품과 휴지 맹목적인 사재기 현상으로 이어졌는데요. 남서부 호주 매장에서의 휴지 쟁탈전 장면이 외신으로 크게 보도되기도 했죠?

유화정 PD: 휴지 사재기는 호주뿐만 아니라 미국 캐나다 영국 그리스 독일 등 세계적으로 확산, 사재기 열풍이 불었습니다. 지난해 3월 미국 CNN은 휴지 사재기 열풍과 관련 점점 심각해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에 대처하는 세계인들의 심리 상태를 보도로 다룬 바 있는데요.

방송은 “미국과 캐나다의 소매업체가 고객이 한 번에 구매할 수 있는 화장지 팩 수를 제한하기 시작했다”며 “호주에서는 화장지를 사재기하는 고객을 막기 위해 순찰하는 경비원까지 고용했다.”고 전하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뉴사우스웨일즈의 경우 지난 26일부터 2주간 록다운에 들어간 상태인데요. 록다운 발표가 나자 마켓의 생필품 코너와 기본 식재료 코너 역시 삽시간에 싹쓸이 동이 났습니다. 앞서 CNN방송은 이런 사재기 심리 상태를 어떻게 분석했나요?

유화정 PD: CNN은 세 가지로 함축했습니다.  첫째는 지금 바이러스에 대한 별의별 정보라든지 괴담 같은 것이 들리는 상황에서 사람들이 뭐라도 대비해 놓으려는 심리에 기인한 것으로 사람들이 휴지를 사놓는 일을 하면서 재난 상황에 대해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했다고 느끼기 때문이고.

두 번째는 자가 격리를 이유로 들었습니다.  "밖으로 나갈 수가 없으니까, 예를 들어 최소 2주 혹은 한 달, 두 달까지 사람들이 집안에서 자가 격리된다면 그만큼의 필수품을 사야 하는데, 그중의 하나가 사실상 유통 기한도 없는 휴지이기 때문에 일단은 많이 쟁여 놓고 보자는 심리가 작용한다고..

세 번째 이유는 공포심에 동요된 사재기가 또 다른 사재기를 야기하기 때문인데, 옆의 이 사람 저 사람이 너도 나도 휴지를 사고 있는 것을 보면 왠지 본인도 휴지를 사야 할 것 같은 느낌을 느끼게 되고 이런 군중 심리가 작용해서 많은 사람들이 휴지를 사재기하는 것이라고 CNN은 전했습니다.

진행자: 끝으로 질문인데, 그럼 왜 한국은 휴지 사재기를 하지 않았을까요?  한국은 이상하리만큼 평온했는데 이유가 뭘까요?

유화정 PD: 전 세계에서 유례없는 사재기 현상이 벌어지는 가운데 한국은 왜 동요하지 않았을까.. 그 일등공신은 전 세계에서 가장 촘촘한 것으로 정평이 난 한국의 배송망과 택배 시장 때문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한국의 택배 배송 시스템이 세계 최고임은 이미 정평이 나 있죠. 바로 전날 밤에 주문한 도서가 새벽에 배달된다는 내용을 컬처 IN 예전 방송을 통해 전해 드렸듯이 심지어 새벽 배송까지 일반화되어 있습니다. 더불어 한국의 일부 대형마트는 노인과 임산부 등 노약자만 마트를 이용할 수 있는 별도의 시간을 설정해 운영하고 있다는 점도 작용하지 않았을까봅니다.

진행자: 컬처 IN, 뉴 노멀이 된 ‘위드 코로나(With Corona)’ 시대의 소비자 구매 패턴 살펴봤습니다. 
호주 생활의 최신 정보를 더욱 쉽고 편리하게 여러분의 손안에서 얻을 수 있습니다. 지금 SBS Radio 앱을 만나보세요.



Sha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