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되는 오스트레일리아 데이 찬반공방

Australia Day

Melbourne's inner-city Yarra Council has decided to drop references to Australia Day Source: AAP

오스트레일리아 데이를 둘러싼 사회적 공방은 올해도 이어졌다. 이런 가운데 26일 전국적으로 다양한 경축행사가 펼쳐진다.


Key Points
  • 보수진영: 국가적 정체성, 국민적 통합의 상징적 국경일
  • 원주민 및 진보 진영: 원주민 침공의 날...날짜 변경 당위성 재거론
  • 오스트레일리아 데이 시민권 수여식 거부 카운슬 증가
진행자: 26일은 ‘호주 건국 기념일’인 오스트레일리아 데이입니다.

전국적으로 호주 전역에서 아침부터 저녁까지 다양한 축하 행사가 펼쳐집니다.

조은아 프로듀서와 함께 올해의 오스트레일리아 데이 축하 분위기 미리 살펴보겠습니다.

오스트레일리아 데이 국경일입니다. 연휴지만, 매우 경건하고 엄숙하면서도 축제의 분위기 물씬 풍기는 국경일입니다. 먼저 오스트레일리아 데이의 유래부터 정확히 살펴보죠.

조은아 프로듀서: 네.호주 국민들의 구심점이자 국가적 정체성으로 인식되는 오스트레일리아 데이의 정확한 유래와 의미를 모르는 경우가 많은 것이 사실이죠.

실제로 얼마전 오스트레일이아 데이 날짜 변경 토론에 나선 일부 정치인들이 제임스 쿡 선장의 호주 대륙 첫 도착일과 아서 필립 선장이 첫 선단을 이끌고 보타니 배이에 도착한 날을 혼동해 구설수에 휘말리기도 했다는 사실을 전해 드린 바 있는데요.

진행자: 사실 혼란스럽기도 합니다.

조은아 프로듀서: 당시 이 정치인은 “제임스 쿡 선장이 호주 해안에 도착하면서부터 호주는 현대 국가로서 가장 성공한 사회, 최상의 다문화 사회를 이룩했다”고 언급해 혼선을 야기시켰는데요.

제임스 쿡 선장은 1770년 4월 29일 뉴질랜드의 두 섬에 마오리 원주민들이 거주하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한 후 호주 동부 해안에 도착해 영국의 영토로 선포했을 뿐 오스트레일리아 데이 와는 무관하죠.

오스트레일리아 데이는 1788년 1월 26일 영국의 아서 필립 선장이 이끄는 첫 선단이 시드니 보타니 배이에 도착해 NSW주를 영국의 식민지로 선포한 날을 기념하기 위해 1994년에 국경일로 제정된 겁니다 .

진행자: 캡틴 쿡은 그러니까 호주 대륙을 발견했던 것이고, 호주 대륙을 영국의 식민지로 선포한 당사자는 아서 필립 선장이라는 건데요… 즉, 캡틴 쿡은 호주 대륙에 대해 그 유명한 단어죠 Terra Nullius 즉 무주공산 주인 없는 땅이라고 선포한 것이고 8년 후에 도착한 아서 필립 선장이 영국의 식민지로 선포한 건데요…

그런데 24일에는 또 다시 멜버른 세인트 킬다에 건립돼 있는 제임스 쿡 선장의 동상이 흉측스럽게 파손되는 사건이 발생했어요… 시드니에서도 몇 년 전 아서 필립 선장 동상에 대한 낙서 사건이 발생했고요… 이런 식의 의사표현은 범죄 행위인데, 이런 사건이 거의 매년 발생하고 있다는 사실이 안타깝습니다.

아무튼 이런 분위기 속에 ‘오스트레일리아 데이'(Australia Day)를 둘러싼 공방은 올해도 진행형이죠?

조은아 프로듀서: 그렇습니다 . 오스트레일리아 데이의 대체 휴무제 실시 문제 및 오스트레일리아 데이 날짜 변경, 그리고 전국의 80여 카운슬의 오스트레일리아 데이의 시민권 수여식 행사 거부 사태로 논란이 거세지고 있죠.

전임 자유당 연립 정부 하에서 오스트레일리아 데이에만 개최토록 했던 시민권 수여식을 오스트레일리아 데이를 전후로 각 지역 카운슬이 재량껏 개최하도록 하면서 오스트레일리아 데이의 상징성이 훼손되고 있어 보수층은 반발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사회 일각에서 오스트레일리아 데이의 의미를 축소하려 하는 것은 이날이 원주민 사회에서는 '침략의 날'로 간주돼 왔기 때문인데요.

 반면 국내의 일부 이민자 단체들은 일제히 “시민권 취득을 기다려온 이민자들을 무시하고 전체 국론을 분열시키는 행위”라고 분개하는 분위기이기도 합니다.

진행자: 원주민 단체를 중심으로 녹색당 등 진보 단체들은 올해도 오스트레일리아 데이의 날짜 변경을 촉구하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데요.

조은아 프로듀서: 네. 진보 정치권은 “오스트레일리아 데이가 호주 원주민들을 존중하면서 축하할 수 있는 날로 변경되는 것이 당연하다”면서 “지역 카운슬들과 연대해 오스트레일리아 데이 날짜 변경을 추진해야 한다”는 입장을 재차 공표했습니다.

오스트레일리아 데이에 반대해온 진보단체 ‘Change the Date’도 오스트레일리아 데이 날짜 변경 캠페인을 지속하고 있습니다.

오스트레일리아 데이 날짜 변경 캠페인의 핵심 배후 단체 가운데 하나인 ‘원주민 의회’ 역시 “이 이슈는 어제 오늘의 사안이 아니라 이미 오래전부터 날짜 변경의 필요성을 호소해왔고 이 날짜가 호주의 원주민과 토레스해협 주민들에게 미치는 여파에 대해 충분히 역설해 왔다”고 반박했습니다.

가장 먼저 오스트레일리아 데이 날짜를 카운슬 차원에서 변경하고 시민권 수여식 행사를 취소하려 했던 일부 멜버른의 카운슬들은 “무엇보다 모두의 화합과 공영을 원하지만 1월 26일을 호주건국기념일로 기념하는 것은 원주민의 무덤 위에서 춤을 추는 것”이라는 아주 유명한 말을 남겼습니다. .

진행자: 자, 그래도 다수의 국민들이 오스트레일리아 데이를 경축하게 되는데요. NSW 주정부의 오스트레일리아 데이 기념행사 준비 상황 살펴보죠.

조은아 프로듀서: 네. 시드니에서의 오스트레일리아 데이 축하행사는 NSW 주정부와 NSW 오스트레일리아 데이 위원회가 주관하며 ‘돌아보고, 존중하며, 축하를’이라는 주제를 내걸고 있음을 앞서 보도해 드렸는데요.

당일 새벽 시드니 오페라 하우스 지붕 및 외벽에는 강렬한 원주민 예술 작품이 조명되고요, 바랑가루에서는 원주민 전통 연기 피우기 의식이 거행됩니다.

내일의 오스트레일리아 데이 축제 행사는 시드니 오페라 하우스 앞광장에서 펼쳐지는 ‘호주의 날 축하 라이브 콘서트’로 막을 내리게 되며, 콘서트는 화려한 불꽃놀이가 병행됩니다.

이날 하루 다양한 원주민 전통 행사와 호주 민속 놀이 행사에 페리 경주도 시드니 앞바다에서 펼쳐집니다 .

그리고 호주공군의 화려한 공중곡예 비행쇼 등도 펼쳐집니다.

진행자: 오스트레일리아 데이 축하 콘서트 내용도 알아볼까요?

조은아 프로듀서: 네. 내일 일몰시에 오스트레일리아 데이 경축 무료 야외 라이브콘서트가 시작되는데요. 축하공연은 초대형 화면이 서큐라키에 설치되며 ABC-TV와 ABC iview를 통해 생중계됩니다. 시드니 오페라 하우스 광장 및 서큘라키에서 펼쳐지는 화려한 콘서트에서는 소규모 요트 함대와 보조를 맞춘 호주 공연, 제트 스키, 플라이 보드, 낙하산을 탄 사람들이 눈부신 곡예를 선보이며, 시드니 오페라 하우스 돛과 하버 브리지의 조명 디스플레이와 쇼 내내 눈부신 불꽃놀이도 병행된다고 NSW 주정부가 보도자료를 통해 밝혔습니다.
 
진행자: 수고하셨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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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트레일리아 데이 시민권 수여식 행사 거부 카운슬 증가

SBS Korean

24/01/20240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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