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 우리말 톺아보기] 만땅은 가득 · 뗑깡은 떼 · 유도리는 융통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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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ng Sejong is holding a book. People in Korean traditional clothes are posing positively. flat design style vector illustration. Source: iStockphoto / MINIWIDE/Getty Images/iStockphoto

몰랐거나 알아도 무심코 사용하는 생활 속 일본어 단어 만땅 · 엥꼬 · 뗑깡 · 유도리의 올바른 우리말 표현을 알아본다.


Key Points
  • 만땅은 가득 · 엥꼬는 바닥
  • 뗑깡은 떼 또는 투정
  • 유도리는 융통성 또는 여유
여러분의 우리말은 안녕하십니까?

평소에 자주 쓰지만 알지 못했던 말의 어원부터 올바른 사용법까지 우리말의 틈을 샅샅이 살펴봅니다.

바른 우리말 톺아보기 SBS 한국어 프로그램이 함께 합니다.


만땅은 가득 · 엥꼬는 바닥

"어 기름 만땅 채운 지 얼마 안 된 거 같은데 벌써 엥꼬야."

연료통에 연료가 바닥났을 때 많은 사람들이 "어 엥꼬 났네?"라고 흔히 얘기합니다. 한국의 주유소에서는 "기름 만땅 넣어주세요."라고 말하기도 하지요.

우리가 일상에서 사용하는 말 가운데는 일본어 또는 일본어에서 유래한 말이나 표현이 의외로 많은데요.

'엥꼬'는 원래 어린아이가 바닥에 주저앉아 움직이지 않는 모습에서 유래한 말로 일본에서는 자동차 같은 것이 고장 나 움직이지 못하는 상태를 이르는 말입니다. 이것을 우리는 연료가 바닥났다는 뜻으로 쓰고 있는 것이지요.

차에 기름이 떨어졌을 때는 일본말 엥꼬 대신 '기름이 다 떨어졌네'라든지 '기름이 바닥났네'라고 우리말 표현을 쓰면 훨씬 자연스럽겠죠?

'만땅'은 가득하다는 뜻의 한자 '만(滿)'과 영어의 'tank'를 합성한 일본식 조어입니다. 일본 발음으론 '만땅꾸'인데 줄여서 '만땅'이라고 쓰고 있죠. 이제부턴 엥꼬 대신 우리말 '바닥', 만땅 대신 '가득'으로 기억해 주세요.

 뗑깡은 투정

"너 이렇게 말 안 듣고 자꾸 뗑깡 부리면 경찰 아저씨 부른다!"

어린아이들이 말을 안 듣고 고집만 부릴 때는 참 속상합니다. 이렇게 아이들이 제 고집대로 심하게 투정을 부리거나 떼를 쓸 때 '뗑깡 부린다'라고 하지요.

그런데 뗑깡은 일본식 한자어인 '전간'의 일본어 발음으로 우리말 한자어로는 갑자기 경련을 일으키는 '간질'’을 뜻합니다.

한국은 간질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를 없애기 위해 '뇌전증'을 공식 용어로 정해 사용하고 있는데요. 이런 마당에 '뗑깡'이란 말을 거리낌 없이 쓰는 것은 문제가 있네요.

생떼를 쓰거나 투정을 부리는 사람의 모습이 너무 심하다는 것을 뇌전증의 증상에 빗대 사용하는 것이겠지만 이제는 그 뜻을 정확하게 알았으니 더 이상 뗑깡이라는 표현은 사용하지 않아야겠습니다.

아이들이 뭔가를 해 달라고 심하게 요구하거나 고집을 부릴 때는 '떼를 쓰다' 또는 '투정을 부리다'정도로 표현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유도리는 융통성과 여유

"그 사람하고는 같이 일하기가 너무 힘들어. 왜 그렇게 유도리가 없지?"

어떤 사람의 성격이나 태도를 두고 말할 때 '유도리가 없는 사람'이라는 표현을 쓰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대개 원리 원칙만을 고수하고 융통성 없이 일하는 사람을 가리켜서 말할 때 들을 수 있는 표현이지요.

나이 들면 옷이 몸에 너무 꽉 끼면 활동이 불편하기 때문에 품을 좀 넉넉하게 해서 입게 되는데요. 이 때도 '옷이 유도리가 좀 있어야지'라는 말을 씁니다.

그런데, 이 '유도리'는 일본어 단어입니다.

우리말 표현으로는 '융통성' 이라든가 또는 '마음의 여유' 정도로 바꿔 말할 수 있겠는데요.

"아 그 친구가 융통성이 좀 없어서 그래." 이렇게 말이죠.

옷의 경우에도 유도리 대신 '옷은 품이 좀 넉넉해야 편하지'로 고쳐 말하는 것이 올바른 표현입니다.

바른 우리말 톺아보기 지금까지 유화정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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