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스-호주한인사회의 관점 진단] 전문인이 바라보는 찬반시각

Get the SBS Audio app

Other ways to listen

호주는 원주민 대변 기구 보이스 창설에 대한 국민의 의견을 묻기 위해 24년 만에 처음으로 개헌 찬반 국민투표를 실시한다. 보이스 헌법기구 신설에 대한 한인사회의 반응을 살펴본다. 제1부에서는 한인전문인의 찬반시각을 진단한다.


호주는 24년 만에 처음으로 개헌 찬반 국민투표를 실시합니다. 원주민 대변 기구 보이스 창설에 대한 국민의 의견을 묻는건데요. 빅토리아주 한인 커뮤니티에서도 보이스 찬성 혹은 반대 캠페인이 활발하게 벌어지고 있습니다. 보이스 창설이 한인 사회에 미치는 영향과 한인 사회가 인지해야 할 사항에 대해서 김하늘 프로듀서가 찬반 양측으로부터 의견을 들어봅니다. 먼저 멜버른의 한인 법조인 배혁수 변호사 연결돼 있습니다.

김하늘 PD: 호주 보이스 설립에 반대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배혁수 변호사: 헌법이 개정되고 국민 투표를 앞두고 있는 이 주제에 대해서 디테일이 거의 없다시피합니다. 많은 분들이 Member of parliament 혹은 SNS에서 보셨겠지만, 호주 원주민과 토레스주 원주민들의 목소리를 반영하는 자문기관이 될 것이다라고만 말을 하는데 이 슬로건이 도대체 무슨 뜻인지 아는 사람이 몇명이나 될까요?
전 이 거대한 슬로건이 내포하는 의미를 찾고 있는 중이고, 찬성 측은 톰 칼마와 마르시아 랭튼이라는 저자가 있습니다. 이들은 공동 저자로써 2021년에 작성한 Indigenous voice co-design process report를 자주 인용하고 있습니다. 이는 국민투표가 통과될 경우 보이스의 설계도가 될 것이다라고 많은 사람들이 예상하고 있는데요, 그 보고서에 의하면 국민들의 직접 선거체계가 명확히 거부됐고, 리포트에서는 보이스의 구성원들을 커뮤니티 기구에서 선출한다라고 합니다.

커뮤니티 기구는 소수의 호주 원주민 및 토레스주의 원주민들로 구성되는 자리가 될 것이고요, 이렇게 임명되다시피한 보이스가 과연 500개 이상의 부족, 그리고 현재 호주 전역의 88만명이 넘는 호주 원주민 인구를 정말 대변할 수 있을까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몇명이나 있을까요? 특히 호주 원주민은 고유한 성향이 있고 균일한 사회로도 볼 수 없는데 말이죠 어떤 부분에 도입을 하자고 하는 것인지 저는 명확하게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James Bae (1).jpg
김하늘 PD: 보이스 국민투표 결과가 한인 사회를 비롯한 소수민족 사회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 구체적으로 얘기해주실 수 있으실까요?

배혁수 변호사: Indigenous voice co-design process report 저자 중 한명은 유튜브에서 최근 토지주는 호주 원주민이기 때문에 렌트를 부여할 수 있다고 한 것이 이슈가 된 적이 있습니다. 보이스가 가결이 된다고 하면 그정도의 파워는 충분히 있을 것입니다. 그 뿐만 아니라 세금을 부여할 수도 있고, 금리 결정에 대한 영향력, 기후 정책, 주차 벌금, 형사 관련해서 우리 삶의 모든 영역에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헌법에 기반한 권력을 보이스는 가지게 되는데요.
보이스들이 잘못된 결정을 내린다고 해도 고스란히 호주 사회, 그리고 교민자 사회, 한인 사회에 영향을 미치게 되고 우리 아이들이 살아갈 호주는 우리가 처음 이민 온 호주처럼 아름답지 못할 수도 있겠다라는 생각도 든 것이 보이스의 피폐가 아닐까 생각됩니다.

김하늘 PD: 보이스 국민투표에 한인 동포가 관심을 가져야하는 이유는 어떤것이 있을까요?

배혁수 변호사: 한인 교민 사회도 다방면에서 큰 성장을 이뤘고, 이 사회에서 자생하면서 서로간 상생하는 이 한인사회야 말로 손꼽히는 모범 이민자 사회라고 생각이 듭니다. 이런 성공을 기반으로 우리는 더 큰 우리 모두가 속한 호주란 국가에 보다 더 긍정적인 기여를 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LISTEN TO
korean_12052023_voice.mp3 image

'보이스' 찬반 정국 본격화

SBS Korean

11/05/202302:37
저의 보이스에 대한 스탠스는 뚜렷합니다. 저는 반대를 하고 있지만, 제 의견에 동의를 하지 않는 분들이 있더라도 헌법이 바뀌는 이런 중요한 이슈 국민투표를 앞두고 있는 결정에 대해서 보다 더 공부하고 더 관심을 가지고 디테일을 찾아서 우리의 호주를 위해 현명한 결정을 내렸으면 좋겠습니다.

이번에는 찬성 캠페인을 벌이는 김대륜 글렌웨이버리(Glen waverley) 지역 노동당 지도부 대표로부터 자세한 내용 들어보겠습니다.

김하늘 PD: 보이스 설립에 찬성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김대륜 대표: 보이스 설립은 상징적인 중요성만 아니라 정책적인 중요성도 있습니다. 간단한 통계만 봐도 원주민들은 원주민이 아닌 호주인에 비해 고등학교 졸업률은 22% 뒤지고, 기대 수명은 거의 8년 적습니다. 이와 함께 사망은 거의 5% 높고 자살률은 두배입니다. 이런 슬픈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선 많은 노력이 필요합니다. 보이스 설립은 원주민이 원주민을 위한 요구입니다. 보이스는 원주민들의 목소리를 대변해줄 수 있는 원주민들로 구성돼 있을 것입니다.
Voice yes campaign
김하늘 PD: 최근 여론조사를 보면, 보이스 설립 찬성률이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데요. 그 이유를 어떻게 파악하고 계십니까?

김대륜 대표: 아직 보이스 설립 찬성 캠페인은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하지 않았습니다. 제가 이끄는 팀도 최근 들어서야 공식적인 찬성투표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지금부터 찬성 캠페인의 정확한 정보 전달 등 활동이 증가하면 찬성률이 증가할 것이라 믿습니다.

김하늘 PD: 만약 원주민 대변 헌법기구 보이스 설립이 실패하게 된다면 한인교민사회에 미치는 구체적인 영향은 무엇일까요?

김대륜 대표: 보이스 설립이 실패하게 된다면 호주 역사에 매우 슬픈 날이 될 것입니다. 설립 실패시 한인 교민 사회에 긍정적인 요소는 없습니다. 실패는 향후 한인 교민 사회를 포함해 소수 민족의 목소리가 호주 사회에 반영될 기회를 얻기 어렵도록 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김하늘 PD: 보이스 국민투표에 한인 동포가 관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는 무엇입니까?

김대륜 대표: 잠시만 원주민들의 입장에서 생각해봅시다. 6만년 넘는 연속적인 역사를 가진 세상에서 가장 오래된 민족입니다 1962년까지 자신의 땅에서 투표권도 갖지 못했고, 1967년까지 호주 정부는 원주민을 호주 국민으로 인정도 하지 않았습니다.
원주민은 역사적인 인권 침해와 지속적인 인종 차별에 시달려 건강 교육 뿐만 아니라 거의 모든 지표에서 원주민이 아닌 호주인에 비해 뒤쳐져 있습니다. 보이스 국민투표는 여야, 진보-보수간의 다툼이 아닙니다. 이것은 정치나 국회가 만든 것이 아닙니다 원주민의 목소리를 대변해줄 수 있는 보이스 설립에 찬성해주시길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김하늘 PD: 보이스의 세부사항이 없다는 질타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김대륜 대표: 이번 헌법개정안 투표도 모든 디테일이 없는 것은 당연한 것입니다. 디테일이나 구체적인 정책적 부분은 국민투표를 통해 보이스 설립이 된다면 그때 디테일이 나올 것입니다

김하늘 PD: 현재 호주에 가계금리 상승, 물가 상승 등 주요 현안이 많이 때문에 보이스에 집중하는 것이 옳은가에 대한 질문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김대륜 대표: 보이스 설립은 원주민을 비롯해 모든 소수민족에 대한 차별은 용납되지 않는다는 강한 메세지를 전할 수 있는 기회입니다. 보이스 국민투표의 중요성에 집중하면서 사회적 발전과 포용의 문화 형성을 위해 보이스 설립을 선택해야한다는 말인데, 이러한 측면에서 보이스 설립은 한인 사회 및 모든 소수민족, 그리고 호주사회 통틀어서 진짜 중요한 문제기 때문에 보이스에 집중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합니다.

Share